기독교의 교리에서부터 현대 사회의 교회가 직면한 문제까지 깊게 파고드는 소설 <예수의 할아버지>의 저자 최원영 작가가 옥중에서 집필한 '소설 바라바'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연재를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최원영 씨는 연재에 앞서 자신의 '최원영닷넷'을 통해 다음과 같이 써 내려 갔다.
처음 본 여자 공판 검사가 건너편 검사석에서, 초점 없는 시선으로 말했다.
‘15년? 이게 누구 이야기인가? 나라면 그냥 5년일텐데.’
그래도 혹시 하고 옆에 앉아 있는 변호사에게 물었다.
“15년이라 했나요? 5년이 아니고요?”
“네, 15년요.IMF때 일인데 정말 너무 하네‥” 변호사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멍하니 포승줄에 묶여서 구치소로 돌아오니 관구 계장이 불렀다.
“아니, 어쩌다 이렇게 많이 받았어요? 요즘 공갈 구형도 별로 없다는데‥ 너무 낙심 마세요. 나중에 좀 깎이겠지요. 생활 잘하시고요~”
10년 이상 구형을 받으면 교도관이 불러서 만나보는 것이 관례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며칠 동안 잠을 못 자며 힘들게 지내던 어느 날, 마음 한구석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오래전 어머니 손을 잡고 다니던 교회에서, 가끔 듣던 인물이 조용히 내게 말을 건네 왔다. 그의 이름은 예수였다. 그리스도 예수가 아니고 바라바 예수였다.
예수님 대신 살아난 바라바의 본명도 예수였다는 기록이 있다. 어쩌다 그렇게 사형선고까지 받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나사렛 예수가 그를 구해 주었듯이, 바라바 예수도 나를 구해주고 있었다.
나도 바라바를 위해 기도하고 싶었다. 2021년 8월
일주일에 2회 연재할 계획이라는 최원영 씨는 "이 책은 소설 ‘예수의 할아버지’ 처럼 감옥에서 썼습니다. 신학자들의 말씀과 역사학자들의 기록을 소설이라는 틀에 넣어서 재구성했습니다."라면서, "기독교를 배경으로 펼쳐진 역사 소설에 가깝겠지요. 독자들과 함께 이천 년 전 바라바 예수의 시대로 가 보려 합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그의 연재물 <바라바 1화>는 '로마 여인 루브리아'라는 제목으로 16일자에 등록돼 있다.
한편, 시사저널사 창간 발행인인 최원영 씨는 지난 6월 남북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디엠지 동산에서'의 노랫말과 작곡을 했으며, 뮤직비디오로도 발표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