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이 세계적 화두가 되면서,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asure), 녹색분류체계(Taxonomy) 등 환경 규제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따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업부문 탄소중립 전환 추진 및 글로벌 탄소중립 관련 규제 동향을 공유 및 논의하기 위한 ‘제2차 탄소중립 산업전환 민·관 합동 세미나’가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세미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 최남호 산업정책관은 환영사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 택소노미 등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해외 무역과 관련된 변화 요인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이 우리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계획 중이라면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탄소중립 산업 대전환 비전과 전략’을 바탕으로,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기술표준원 임희정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주제 발표를 통해 “탄소중립이 UN 196개국이 기후변화 협약에 따라 합의한 사항으로, 협약 이행에는 세계 공통의 기준인 국제표준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우리 기술로 국제표준을 선점해 세계 탄소중립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탄소중립 신기술을 국제통상 시장에서 인정받으려면, 조직 탄소배출량, 제품 탄소발자국 등에 대한 국제표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신기술을 개발해, 탄소중립 국제표준을 선도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임 코디네이터는 시사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허재용 수석연구원은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의 영향과 대응방향’ 발제를 통해, 유럽이 탄소중립, CBAM, 택소노미 등을 주도하는 이유가 인류의 미래를 위한다는 순수한 목적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자국 산업 보호와 산업전환,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이유가 기저에 있다고 분석했다.
“UNFCCC와 파리협정은 ‘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힌 허 수석연구원은 유럽이 추진하는 방안들이 일방적이고 WTO 등 국제기구의 규범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지만, 현재는 한국이 유럽이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에 허 수석연구원은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기업의 방안으로 ▲수출제품 원단위 산정체계 및 검증체계 마련 ▲EU 수출 국가별 대상업종 감축률 및 무상할당 비율 정보공개 요청 ▲수출선 다변화 검토 등 선제적 대응역량 마련의 필요를 촉구했다.
또한, 국가기술표준원이 글로벌 시장에 통용되는 적합성평가 제도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가 다자협상 및 EU와의 양자협상을 병행하고, 한국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국가 및 CBAM 도입에 반대하는 EU 기업과 연합해 유럽 주도의 일방적 무역장벽에 대한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