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추세와 함께 건강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인공지능(AI)·가상현실(VR)·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앞으로 연평균 19%씩 성장해 2027년에는 글로벌 시장규모가 5천8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도 지난달 24일 산업의 높은 성장잠재력을 고려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대규모 실증 사업 진행, 제도적 기반 마련 등이 세부적인 계획이다.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제37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2)’에서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최신 기술을 소개하는 홍보관을 마련해 관련 기업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VR 심폐소생술 교육’, 각종 센서로 객관적 피드백도 제공
심장마비 환자에게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생존율이 3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심폐소생술(CPR)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경찰공무원, 학교종사자, 산업안전관리자 등은 의무적으로 CPR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일상 속에서 긴급하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일반 시민들에게도 교육 기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주)테트라시그넘(Tetra Signum)은 이번 전시회에서 인공지능과 VR 기술을 활용한 심폐소생술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회사가 개발한 CPR교육은 AI강사가 진행하기 때문에 전문 인력의 도움 없이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하다. 또한, 진동감지센서, 가슴압박센서, 공기압센서 등 5가지 센서를 마네킹에 탑재해 기도 확보 여부와 인공 호흡량, 가슴압박 깊이 등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다.
집체교육으로 실시돼 피교육자의 집중도가 낮고, 정확한 수치 없이 강사의 주관적인 피드백이 이뤄지는 기존 CPR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테트라시그넘 오영빈 기획 총괄은 “현재 비대면 CPR교육에 대한 니즈가 굉장히 많다”며 “병원과 대기업 등에서 프로그램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은 체험자들이 대면 교육에 비해 VR교육을 어려워 한다”며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UX적인 부분들을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IoT로 정신건강 진단…VR 콘텐츠는 ‘디지털 치료제’ 인증 목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영역 중 건강예방증진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는 (주)옴니씨앤에스(Omni C&S)는 이번 전시회에서 정신건강 관리 솔루션 ‘옴니핏’을 선보였다.
맥파와 뇌파를 측정하는 IoT 기기로 스트레스 및 자율신경 건강, 두뇌 건강 등을 분석하고, 진단된 결과에 따라 심리치유 및 훈련 컨텐츠까지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이에 VR을 접목한 ‘옴니핏VR'도 소개했다. 생체신호 측정기를 적용한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한 후 가상현실에서 스트레스 완화, 우울증 감소 등의 디지털 훈련 콘텐츠를 이용하며 몰입감을 높이는 것이다.
옴니씨앤에스 부스에서 만난 이승준 담당자는 “최근 코로나 확산 등의 요인으로 그룹상담 심리치료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비대면으로도 다수의 내담자들이 모여 그룹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VR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준 씨는 현재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옴니핏의 IoT 기기는 2등급 의료기기 인증을 완료했으며, VR 콘텐츠는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임상 시험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질병 예방·관리·치료 목적의 소프트웨어 형식 의료기기를 일컫는 ‘디지털치료제’는 실시간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통한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 과기부 등 정부 부처에서 투자를 활성화하고 있다.
그는 “현재는 콘텐츠로써 옴니핏 VR 프로그램이 상용화 된 상태지만, 디지털치료제 인증을 완료하면 의료기기로써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