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둔화, 러-우 전쟁 여파, 미국 통화긴축 등 대외 불안요인이 하반기 이후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피해가 우려된다는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가 3일 발표한 ‘수출경기 현황과 주요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원/100엔 환율은 올해 4월 977원, 5월 985원으로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천원대를 하회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내 제품이 품질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단기적인 측면에서 엔저 현상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은 맞다”면서 “다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엔화 약세와 세계경제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국내 수출이 큰 폭으로 둔화했던 사례를 언급한 김 연구위원은 “엔저 현상과 함께 대외 수요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수출에 유의미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대기업의 경우 주력 품목들을 차별화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가격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엔저 장기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방안이 기업 컨설팅 지원, 환율 변동에 대한 시장안정화 대책 등이다. 김 연구위원은 “환율 감내 여력과 환리스크 관리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엔저 장기화 대책을 마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상의 SGI는 그 외 대외적인 복합리스크를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민간협력체계 구축, 수출구조 개선, 중국 성장둔화 대비 등을 제시했다.
특히, 현재 수출리스크가 대외 수요 감소, 공급망 불안, 경합 품목 가격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만큼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하며, 대통령 주재 수출 비상대책회의를 상설화해 공급망 관리, 필수 원자재 공급 차질 해소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