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자기기가 고전압 배선을 사용하고, 기계적 변형에도 신뢰성을 유지하는 플렉서블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 및 유전적 안정성이 높은 저유전물질을 이용한 커패시터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연구진도 이에 발맞추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김봉중 교수(광주과학기술원)와 줄리아 그리어 교수(Julia R. Greer, 캘리포니아공대) 연구팀이 반복되는 압축변형에도 초저유전율을 유지하고 절연파괴 강도를 지속적으로 회복하는 커패시터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기존의 저유전 물질은 유전율을 낮추기 위해 다공도(porosity)를 높여왔다. 그런데 다공도가 높은 물질은 기계강도와 절연파괴강도가 약해지고 열 안정성이 낮아지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에 선행연구를 통해 기계적 압축에도 절연파괴와 초저유전 특성 회복이 가능한 다공도 99%의 나노라티스 캐퍼시터를 개발한 바 있다. 하지만 5번의 압축 사이클과 25%의 작은 변형에서만 성능을 회복할 수 있어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단일 밀도와 단위 층으로 이루어진 기존 나노라티스를 저밀도와 고밀도 두 개 층이 혼합된 불균질 구조로 개선했다. 시험 결과 나노라티스에 응력을 가하면 저밀도 층이 먼저 변형되기 시작해 전체 라티스의 50%가 변형 될 때까지 고밀도 층은 응력으로부터 보호됐다.
또한 62.5%의 변형과 100번의 압축 사이클 동안 절연 파괴와 초저유전 특성이 안정적으로 회복했다. 단일 밀도의 나노라티스 보다 최대 3.3배 높은 절연파괴강도다.
김봉중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기계적 복원력과 열 및 전기적 안정성을 동시에 갖는 초저유전 물질을 개발한 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