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들은 자신의 기술이나 제품이 ‘유니크’하다고 생각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세계 곳곳에서 여러 사람이 개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나만 해냈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술이나 제품보다 ‘내가 성공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해외 진출을 생각해야 한다”
23일 서울시 삼성동 코엑스(COEX) 스타트업브랜치에서 법무법인 미션(MISSION)이 개최한 ‘스타트업 해외법인 설립 전략 및 실무 포럼’에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김범수 파트너의 말이다.
많은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품을 연구해 창업을 한다. 이후 연구 및 해외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다. 투자를 받거나 해외 진출을 노리는 상황에서 기업은 ‘플립(Flip)’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플립은 해외법인 전환, 즉 한국에서 창업한 후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고, 이 법인을 본사로 만드는 것을 지칭한다. 창업 아이템이 한국 시장에 맞지 않거나, 규제로 인해 시행이 어려울 때 혹은 미국 벤처 캐피탈(VC)의 막대한 투자를 받기 위해 미국에 플립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김범수 파트너는 “해외 진출을 꼭 플립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플립은 해외 진출 전략 전체 중 하나의 부분 집합일 뿐, 이 자체가 목적이 돼서 매몰된 사고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해외로의 진출을 고민할 때 순서는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장에서 내 실행 계획이 적용 가능한지 확인하고, A 방법이 실패했다면 B나 C의 방법으로 시도하면서 고객에게 접근할 방법을 찾는 것이 먼저라는 설명이다.
이후에 전략을 수립하고, 전락을 실행하고,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파트너는 “시장을 이해한 사업 전략과 실행 방안에 대한 생각을 한 이후, 타이밍을 보고, 플립의 과정을 얼마나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미국 시장은 한국에서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10배 이상의 금액이 필요하다. 이에 그는 창업 초기부터 미국에 본사를 두고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 도전하거나, 한국에서 어느정도 운영을 해 온 스타트업이라면 더 탄탄한 파운데이션을 구축한 뒤 플립을 진행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창업한 한국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쉬운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그러나 한국인의 여러 가지 특성은 해외 진출에 많은 부분 도움이 된다. 우선순위에 맞춰 작업 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아껴 사업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크 콘서트에서 실제로 플립을 진행한 사운더블 헬스(Soundable Health)의 송지영 대표는 “어느 시장과 내 제품이 잘 맞느냐의 문제가 제일 컸다”면서 플립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송 대표는 “한국에서는 규제가 많고, 시장도 작지만 미국은 헬스케어 시장이 굉장히 크게 형성돼 있다”면서 “여러 사항을 분석한 후 플립을 진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