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부분의 분야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이뤄지는 시대다. HR(Human Resources, 인적 자원) 관리 또한 기술(Tech)을 통한 트랜스포메이션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HR테크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6일 서울시 강남구 디캠프 선릉센터에서 ‘2023 HR-Tech Perspective: HR테크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기업의 HR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세미나가 열렸다.
‘글로벌 기업의 HR 트랜스포메이션 동향’을 주제로 발표한 영국 리즈대학의 이재진 박사는 패션 브랜드 샤넬의 첫 유색인종 출신 여성 CEO 리나 나이르(Leena Nair, 리나 네어)의 사례를 통해 HR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리나 나이르는 유색인종 여성이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지만, HR 전문가라는 이력으로도 관심을 모은 인물이다.
이재진 박사는 “기업의 CEO로 발탁되는 경우는 대부분 재무나 테크 분야의 이력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30년 간 HR분야에만 있던 인물이 CEO로 발탁된 사례는 많지 않다”면서 “그러나 리나 나이르는 HR테크 분야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굉장히 밝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샤넬 이전에 있던 기업에서 HR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업을 담당한 리나 나이르는 채용 관련 절차들을 더 간소화하고 효과적으로 개선했다. HR테크를 통해 기업에 적합하고, 최종 합격 시 해당 기업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지원자를 선발했고, 채용을 위해 4달이 필요했던 시간을 4주로 단축시켰다.
이 박사는 “HR테크를 통해 비즈니스 가치를 숫자로 증명한 것이 CEO로 발탁될 수 있었던 배경이었으리라 본다”라고 말했다.
HR테크는 한국보다 글로벌 기업에서 활성화하고 있다. 이 박사는 영국의 유니콘 기업인 옥토퍼스 에너지의 사례를 언급하며, 기업 내 HR부서가 없더라도 HR 관리가 가능하도록 HR테크가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능에 따라서 필요를 채워야 불필요가 생기지 않는다는 파킨슨 법칙이 있다. 옥토퍼스 에너지는 이에 입각해 HR팀이 아닌 각 부서의 매니저 레벨에서 채용과 인력 관리를 한다”면서 “다양한 HR테크 솔루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직원 관리, 데이터 관리, 직원 학습, 직원 평가, 직원 경험, 보상과 피드백 등 다양한 HR관리를 처리한다”라고 설명했다.
HR테크는 단순히 데이터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실시간 대시보드로 보여주거나,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보여주기도 하고, HR 담당자뿐만 아니라 일반 매니저들도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 박사는 “HR의 핵심은 결국 비즈니스의 성과에 있다. 최근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모든 기업들은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중 S에 해당하는 HR보고서를 의무적으로 발간해야 한다”면서, 기업들의 HR 데이터 분석이 아직 서투른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면 정말로 기술이 뛰어난 나라”라며 “HR테크의 생태계가 덜 갖춰져 있고, 시장의 확장이 일어나지 않는 사실이 아쉽다. HR테크 관련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여러 관점을 뒤틀어 생각해본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의한 패러다임의 변화 과정에서 한국 HR테크의 산업화를 위한 생태계 구축과 성장 기회를 같이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세미나는 디지털보난자와 WeExecutive가 주최하고, 더인벤션랩과 디지털이니셔티브 그룹이 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