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반도체 산업의 현실은 놀라울 정도로 허약하다”
11일 서울 여의도 소재 국회의원 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한 ‘2023 반도체정책세미나’에서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반도체산업의 현실과 산업전망’를 발제로 이 같이 말했다.
이 센터장은 SIA(반도체산업협회), WSTS(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 등의 공식통계를 인용해 “한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약 20%로 미국에 이은 2위다. 하지만 이 통계에는 TSMC의 매출은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장사 반도체 매출합계 기준으로 한국은 14%로 크게 낮다. 또한 상장사 반도체 시가총액 기준으로 한국은 9%다. 미국, 대만, 중국, 유럽 다음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펀더멘탈(Fundamental)은 놀라울 정도로 약하며 이를 직시해야 올바른 대응이 가능하다”라며 쓴 소리를 했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제조장비 대해서도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반도체 제조 주요 장비 대부분에 대한 칩4(미국, 대만, 일본, 한국)의 점유율이 75~100% 수준이 반면 중국은 0~3%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이는 미국의 초강력 제제 등으로 인해 앞으로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경우 역시 반도체 관련 소부장경쟁력이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1분기말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재고는 50조원을 기록했다며,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시장 수요 전망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 제조사의 재고확대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수요사에만 좋을 일을 시키는 결과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애플은 2분기(1~3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5% 감소했고, 전 분기(10~12월) 대비로는 19.1% 감소하는 등 모든 제품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매출총이익률은 44.3%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센터장은 “애플의 이 같은 매출이익 상승은 서비스 매출 비중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이 결과적으로 매출의 수익성에 크게 기여한 것”이라며, 더 이상 재주만 넘는 곰이 돼서는 안 되다며, 고부가가치 및 시스템화전략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