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서울 오피스 빌딩 시장에 낀 ‘거품’이 지난해 3분기 이후 걷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서울 오피스 가격은 거품인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매매 지수와 국고채 금리, 캡레이트(수익환원율) 등 지표와 통계모형을 활용해 서울지역 오피스 가격의 거품 여부를 판단했다.
류강민 리서치센터장은 ‘근거 없는 기대로, 현재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거품'으로 정의했다. 류강민 센터장은 ▲2006년 4분기~2008년 3분기 ▲2021년 3분기~2022년 3분기 ▲2022년 4분기~2023년 2분기 등 서울 오피스 시장을 3개 기간으로 나눠 가격 거품 여부를 진단했다.
분석 결과 가격과 금리가 동반 상승한 2006년 4분기~2008년 3분기와 2021년 3분기~2022년 4분기는 거품이 존재했다. 하지만 2022년 4분기부터 현재까지는 가격 거품이 사라진 것으로 해석했다.
통상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2021~2022년 3분기까지 가격과 금리는 비례 관계를 보였다. 금리 인상에도 오피스 매매가는 연간 10% 이상 올랐다. 류강민 센터장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시장가격이 잠재 가치를 웃돌면서 ‘거품’이 낀 것"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시기에 캡레이트와 국고채 금리와의 차이인 캡레이트 스프레드가 좁혀진 점도 가격 거품을 의심할 만한 요인'이라고 봤다. 캡레이트는 NOI(순영업이익)를 매매가로 나눈 것이다. 캡레이트는 요구 수익률이라 무위험수익률과 위험 프리미엄을 더한 것에 기대 가격 상승률을 뺀 것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즉, 캡레이트 스프레드가 좁혀진 것은 무위험수익률 또는 위험 프리미엄이 낮아지거나, 기대 가격 상승률이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이 기간에는 기대 가격 상승률이 매우 올라, 투자자가 위험에 둔감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2022년 4분기 이후는 가격과 금리가 비례하지 않는다. 캡레이트 스프레드 역시 벌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거품이 쌓이는 거품 특성도 나타나지 않는다.
류강민 센터장은 "최근까지 잔존한 가격 거품이 사라지면서, 매수자는 '과거와 같은 가격 상승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매도자는 여전히 상승세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매도∙매수자의 생각 차이는 가격 차이로 반영돼 현재 거래 시장 둔화의 원인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거품이 사라진 시장에서 캡레이트 스프레드는 회복을 위해 상승할 수 밖에 없다"며, "양호한 임대시장을 바탕으로, 추후 NOI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격이 유지되지만, 거래 규모는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