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부품’ 간의 결합만큼이나, ‘컴퓨터’ 간의 연결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SDV (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SW)가 하드웨어(HW)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도로 위의 스마트폰’이 자동차의 미래로 제시된 만큼 자동차 제조에 기계공학과 함께 SW개발의 역할이 확장된 것이다.
지난 13일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개최한 ‘제3회 HMG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SDV 구현을 위한 SW개발 현황을 살펴봤다.
슈퍼앱(Super App)으로 'CCS'구현해 사용자 만족 향상
우리에게 익숙한 ‘스마트’ 자동차 경험은 차량 리모콘이다. 리모콘을 통해 차량 문을 열거나 잠글 수 있고, 트렁크도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용자에게 특정차량만의 경험을 제공하기엔 한계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SDV의 영역으로 차량산업이 진입하면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차량제어 서비스도 보편화 중이다.
현대차·기아 인포테인먼트 모바일개발팀 김영준 파트장은 ‘마이 제네시스(MY GENESIS)’어플리케이션을 통해 CCS(Connected Car Services)를 조명했다. 차량에 IT를 융합해 차량제어, 관리 등이 가능한 서비스다.
‘현대차의 브랜드 차량’만이 줄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고자 개발한 마이 제네시스는 기존의 현대차 브랜드 차량이 제공하던 5가지 어플리케이션을 하나로 통합한 슈퍼앱이다.
김영준 파트장은 “2020년부터 CCS를 시작하며 많은 편의 기능을 탑재했고, 2년이라는 기간을 거쳐 출시한 마이 제네시스는 기술 집합에 집중했다.”라며 “기능 간의 연계성, 신기능·새로운 모션 추가,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 개편을 중요 고려 포인트로 삼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차량의 상태 확인 시스템과 제어 시스템은 오랜 시간 별도 서비스로 분리돼 왔는데, 이것을 통합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도전적인 부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리모콘이라는 HW적인 장치를 SW인 CCS로 대체하면서 겪게 되는 가장 큰 문제는 ‘지연’이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원격 제어의 개념인 만큼, 스마트폰에서 명령을 내리면 서버를 거쳐 차량으로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지연은 피할 수 없고,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곳이라면 지연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김 파트장은 “사용자는 지연이 길어질수록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라며 “UX(USER EXPERIENCE, 고객 경험)디자인을 통해 이를 개선했다”라고 밝혔다. 애플의 얼굴인식 어플리케이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즉각적인 사용자 체험을 위해 애니메이션 전개 후 차량과 통신을 진행하는 것이다. 사용자는 애니메이션의 시각적인 움직임을 통해 지루함을 덜 수 있다는 전략이다.
김영준 파트장은 “심리스한 사용자 경험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라며 “예를 들어, 전기차의 배터리가 20%아래로 내려갈 시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주변의 충전소 위치와 가능한 경우 예약 진행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언했다.
그는 “내년에는 현대·기아차의 대부분 차량들도 마이 제네시스와 같은 통합앱으로 전환하려 한다”라며 “스마트해질 현대차 통합앱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라고 전했다.
인공지능(AI)으로 도착 예상 시간과 최적 경로 찾아
현대오토에버 인공지능기술팀 손상규 책임은 네비게이션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AI 딥러닝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ETA, 하이브리드 경로 탬색, 교통정보 예측, 개인화 경로 탐색 4가지 분야로 나눠 AI를 개발했다”라고 말했다. ETA란 Estimated Time of Arrival의 줄임말로 실시간 교통상황을 고려해 주행시간을 예측, 도착 예상 시간을 계산하는 기술이다.
ETA 기술의 핵심 요인(factor)으로는 먼저 ‘링크’ 정보가 필요하다. 실제 도로를 가상의 데이터로 표현한 정보로, 속도가 변하는 지점 기준으로 가장 작은 단위다. 손 책임은 “예로, 서울시청에서 부산시청까지 경로를 링크로 표현하면 대략 760개로 구성된다”라고 밝혔다.
‘유구’정보도 있어야한다. 각 링크에서 발생하는 사고, 공사, 행사 등의 정보로, 이를 토대로 더 정교한 교통상황을 링크에 반영할 수 있다.
차량의 ‘속도’ 정보는 ETA 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링크 단위로 수집되는 실시간 교통정보, 히스트로 데이터 기반으로 생성된 패턴 정보, 예측 정보 등으로 속도를 나타낸다. 이와 함께 ‘회전코스트’를 활용하면 링크와 링크간의 연결성에서 발생하는 도로 위 정체 시간 반영 정보를 알 수 있다.
손상규 책임은 “이런 주요 요인들을 활용해 이미 높은 정확도의 ETA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모든 규칙을 정의하기엔 교통 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워, 복잡한 패턴의 일반화를 위해 딥러닝을 활용하고 적용해야 한다”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 딥러닝 적용을 위해선 3가지 극복해야 하는 점이 있다”라며 “ETA 평균적 오차가 감소하면서 10분 이상의 큰 오차가 발생하는 건수를 줄이고, 주중·주말 등 복잡하고 다양한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일반화된 1개의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실시간 서비스가 가능한 추론 속도를 가져야 한다”라고 덧붙여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3가지 극복 점을 염두에 두고 AI 기반 EAT 예측 모델을 개발한 결과, AI를 적용하지 않은 라우팅 엔진의 ETA와 비교했을 때 1분 20초가량 정확도가 향상됐다. 또한 큰 오차 발생 건수가 약 74% 감소했고, 시즌이나 휴일 같이 스폐셜 데이에서도 최소 55% 이상 발생 건수가 줄었다.
손 책임은 “초당 처리 건수 측정 시 CPU 서버 1대당 초당 약 1천300건, 분당 8만 2천 건을 처리할 수 있다고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탐색 알고리즘에 AI 기반으로 정확도를 높인 내부 Cost를 결합해 경로의 품질을 향상하는 ‘하이브리드 경로탐색’ 기술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손상규 책임은 “통행량이 많은 도로를 대상으로 한다면 더 높은 정확도의 Cost 예측과 링크간의 연결관계를 더 정확히 학습할 것이라고 가설을 세웠다”라며 “또, 그래프(Graph) 모델링으로 학습시 정확도는 더 향상될 것으로 예측했다”라고 해설했다.
그는 “가설들을 토대로 ETA 기반의 Cost를 평가한 결과, 모든 시간대에서 정확도가 향상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라고 풀이했다.
→‘[자동차의 미래, SDV 시대②] SDV 차량 제어를 위한 보안·개발 방법은?’기사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