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산업전시회는 기업의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다. 업계 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여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참가 기업은 브랜드를 알리며 새로운 고객을 발굴할 수 있다.
하지만 전시회 참가가 모두 마케팅 성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참관객이 부스를 찾지 않거나, 기업과 관련 없는 사람만 만나기도 한다. 특히 전시마케팅 활용 방법을 모르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텅 빈 부스만 지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시회에서 성과를 내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이창현 전시컨벤션경영연구소 소장과 이형주 VM컨설팅 대표. 두 전시마케팅 전문가를 각각 인터뷰했다. 산업전시회의 마케팅 가치부터 참가 전략 수립, 전시회 선택 방법, 부스 운영과 성과관리 등 전시회의 시작부터 끝까지 가이드를 제시한다.
산업전시회, 왜 참가해야 할까?
산업전시회에 왜 참가해야 하는지부터 짚어보자. 기업 입장에서 전시회 참가는 여러 모로 부담스럽다. 참가비용을 내는 건 물론, 부스를 준비하고 바이어를 상대할 인원도 상주해야 한다. 인적, 물적 비용을 감수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이창현 소장은 “전시회는 광고, 판매, 상담 등이 함께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마케팅 수단”이라면서 “잘만 활용하면 다른 어떤 수단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광고‧홍보 효과는 물론, 부스에서 이루어지는 영업과 상담으로 신규 고객을 발굴하고 제품을 판매할 기회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거다.
이형주 대표는 “기업이 고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수단이 전시회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분석했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기업의 마케팅과 판매가 모두 온라인으로 넘어갔고, 오히려 고객과 만날 기회가 없어졌다는 의미다.
그는 “전시회는 디지털 시대에 유일하게 남은 아날로그적 플랫폼이자 독특한 체험 마케팅의 수단”이라면서 “전시회에 나가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실질적으로 제품을 테스트하거나 반응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라고 부연했다.
전시 마케팅, 실패하는 이유는?
마케팅 수단으로써 전시회의 가치는 분명하다. 다만 모든 기업이 마케팅 성과를 창출하진 못한다. 대기업 부스는 참관객이 알아서 찾아가지만, 중소기업 부스는 한산한 경우가 많다. 전시 마케팅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형주 대표는 ‘준비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흔히 전시회에 나가면 주최자가 바이어 연결부터 상담까지 책임져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주최자는 판을 깔아줄 뿐 성과를 내는 건 참가 기업의 몫”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전 준비나 현장 마케팅 방법을 계획하지 않으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떤 사람들이 오는 전시회인지, 활용할 마케팅 프로그램이 있는지, 기업을 어필할 기회가 있는지 등을 먼저 파악하고 참가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창현 소장은 ▲많은 사람이 방문할 거란 비현실적 기대 ▲참관객 유도할 전략적 활동 미비 ▲참가 성과 측정 미흡의 세 가지 원인을 제시했다.
전시회에 방문하는 수만 명의 참관객은 모든 부스에 관심을 주지 않는다. 수많은 카테고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잠재 고객은 100~200명에 불과할 수 있다.
이창현 소장은 “우리 회사의 타겟 고객이 우리 부스를 방문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참가하려는 전시회를 참관객 입장에서 방문해 보고, 어디에 사람이 몰리는지 등을 분석해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스만 설치하고 전략적 활동을 하지 않는 것도 실패 요인이다. 이 소장은 “큰 전시회일수록 메인에만 관심이 있고, 중소기업 부스는 어쩌다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참관객과 잠재 고객을 끌어오는 활동이 중요하고, 중소기업은 참관객이 정보를 알고 방문할 수 있도록 ‘사전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면밀한 전시회 참가 성과 측정이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고객 확보, 브랜드 인지도 제고, 판매 기회 창출 등 전시회 참가 목적에 따라 어떤 성과를 냈는지 파악하고, 측정한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거다.
이창현 소장은 “기업은 부스만 차리면 많은 사람들이 몰릴 거라고 착각하지만, 참관객은 주요 기업 위주로만 방문한다”면서 “특히 중소기업은 전략적 전시 활동을 해야만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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