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해외전시회 참가는 중소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마케팅 수단이다. 현지 회사나 바이어와 만나는 출발점이 되고, 투자한 비용 대비 큰 직접 성과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정부도 해외전시회 참가지원사업으로 중소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시회 참가비용과 마케팅 지원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을 돕는다.
지난 편(본지 6월 17일자 보도)에서는 단체참가와 개별참가 두 가지 지원 방식의 성과를 통계로 진단했다. 각각 장단이 있어 정책적 효율로는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중요한 건 ‘우리 회사’에 어떤 방식이 적합한가다. ‘해외전시회 참가 가이드’ 두 번째 편이다.
저렴하고 간소한 단체참가, 자유롭게 마케팅 펼치는 개별참가
우선 단체참가와 개별참가의 지원 내용부터 짚어보자. 단체참가는 정부가 선정한 ‘국고지원 해외전시회’에 한해 가능하다. 전시회별로 정해진 기관이나 협·단체가 단체관 구성과 운영을 맡아 기업과 함께 참가한다.
지원 내용은 단체관 주관사에 따라 약간씩 다르다. KOTRA를 기준으로 보면 부스 임차료·장치비 등 직접경비의 70%와 운송비 편도 100%를 지원하고, 잠재 바이어 리스트 제공·디렉토리 제작 등 마케팅 서비스, 참가 서류 제출 등 행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KOTRA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KOTRA는 전시회마다 참가비용이 달라도 직접 경비의 70%를 금액 한도 없이 동일한 비율로 지원한다”면서 “단체관 운영사마다 지원 비율이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전시회별 모집 공고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개별참가는 지원 내용이 간소하다. 전시회 참가 후 600만원 한도 내에서 직접비용과 운송비용, 현지 주최사의 마케팅 서비스 비용을 사후 정산해준다. 희망기업은 해외무역관을 통해 시장조사·바이어 발굴 등 해외마케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종합하면 단체참가는 비용과 행정적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수출초보기업도 단체관 운영사가 제공하는 해외마케팅 서비스를 통해 쉽게 해외시장 경험을 쌓고, 함께 참가한 타 수출업체와 비교 체험도 가능하다.
‘무역전시회 참가 중소기업의 수출성과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2018)’ 논문은 ‘참가기업이 단체관 주관기관의 홍보 및 네트워킹 능력으로 많은 양질의 바이어와 시장 정보를 접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개별참가는 지원 내용이 간소하지만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수출전시회 참가기업의 정책효과분석 연구(2023)’ 논문은 ‘해외 전시회 참여 경험이 많은 기업은 부스 위치나 테마 등에서 제약이 있는 단체참가보다 개별 참가를 더 선호한다’라고 분석했다.
단체참가는 수출초보기업, 개별참가는 역량 갖춘 기업
단체참가와 개별참가의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전시마케팅 전문가 이형주 VM컨설팅 대표의 의견을 들어봤다.
단체참가는 해외전시회 참가 경험이 없거나, 현지 유통·영업망이 없는 초보 기업에 적합하다. 단체관 운영사가 다양한 마케팅 기회를 제공해서다.
그는 “참가비용이 저렴한 것이 중소기업에게 큰 메리트고, 단체관 운영사가 참가기업과 수요기업의 비즈니스 매칭·전시 어워드 참가·현지 매체 인터뷰 등 현지 마케팅을 지원해 수출 초보기업도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개별참가는 전시회 참가 노하우와 마케팅 역량이 있는 기업에 맞다. 부스 크기와 디자인, 마케팅 방식을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어 기업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시회 참가가 가능하다.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면 자유롭게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형주 대표는 “개별참가는 어느 정도 시제품 개발을 마쳤거나 판매 가능한 제품이 나왔을 때 선택하는 게 좋고, 유효한 바이어를 직접 선정하고 마케팅 방식을 기획할 수 있는 회사라면 개별로 참가하는 것이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체관 운영사가 비즈니스 매칭을 지원해도 '좋은 바이어'를 찾기 어려울 수 있고, 기업의 참가 목적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결국 단체관 운영 직원의 역량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통계로 봐도 개별참가의 유효상담 횟수가 유의미하게 많다.
단체, 개별참가를 막론하고 현지 비즈니스 모델부터 수립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이 대표는 “바이어가 찾아와도 현지 가격정책·판매 및 유통 방식·기술지원 방법 등을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성과를 창출할 수 없다”면서 “해외전시회는 국내전시회보다 디테일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해외전시회 참가 가이드③]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