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고려아연 노조와 울산 지역 국회의원이 영풍·MBK 파트너스(이하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규탄했다. 비철금속 제련 세계 1위인 고려아연의 기술력이 해외로 유출되고 근로자의 생존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고려아연 노조는 19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지난 2022년부터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1949년 함께 설립한 영풍은 1974년 계열사 고려아연을 창업했다. 이후 그룹 내에서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은 장씨 일가가 경영해 왔다.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최씨·장씨 일가 간 지분 매입 경쟁이 경영권 갈등으로 번졌다.
영풍은 지난 13일 사모펀드 MBK와 손을 잡고 고려아연 지분을 공개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MBK는 과거 BHC 치킨, 네파, 홈플러스, ING생명을 인수하고 기업 정상화를 명목으로 근로자를 구조조정한 후 되팔아 이익을 얻은 바 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MBK가 비철금속 세계 1위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과 기업 투자 축소가 우려되고, 인력 구조조정으로 많은 근로자가 해고 위기로 몰릴 것”라고 주장했다.
이어 “MBK는 과거 기업 인수 후 가맹계약을 부당하게 해지하거나 인력 구조조정, 점포 매각, 물품공급중단 등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남겼다”며 “고려아연 역시 단기이익 극대화 후 처분할 목적으로 국가 경제 근간을 흔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의 고려아연 인수합병 시도가 ‘약탈적 기업 사냥’이라고 규탄했다. 부실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창출하는 일반적 사모펀드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고려아연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초우량 기업으로, 부실기업을 인수해 사업을 재편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일반적 사모펀드와 다르다”면서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