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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한국산업용재협회 신임 회장 “회원사 자부심 심어줄 것”
전효재 기자|storyta1@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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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한국산업용재협회 신임 회장 “회원사 자부심 심어줄 것”

김성태 회장, 40년 산업용재 외길 인생…협회 발전 전략, 업계 돌파구 제시

기사입력 2024-11-22 09: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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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한국산업용재협회 신임 회장 “회원사 자부심 심어줄 것”
김성태 한국산업용재협회 회장

[산업일보]
어려서부터 유통업을 하고 싶었다. 학자나 기술자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여겼다.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사람을 설득하는 ‘장사’가 맞다고 생각했다.

1984년,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목포 청년은 상경해 청계천 공구상가에서 형의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낯선 서울에서 연고가 없으니 친인척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청계천에선 치열하게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

형의 사업장에서 독립해 구로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한 건 2001년이었다. 바닥부터 일하며 쌓은 경험이 있어 새로운 시장에서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 사업장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과 ‘정도(正道)’를 추구하는 마음가짐이 도움이 됐다.

김성태 한국산업용재협회 회장의 이야기다. 그는 약 40년간 산업용재 외길을 걸었다. 사업 뿐 아니라 협회 업무에도 매진해 지난 10월 25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21일 구로구의 협회 회관에서 그와 만나 사업 과정과 협회 발전 전략을 들어봤다.

40년 산업용재 ‘외길 인생’

김성태 회장은 형의 일을 돕던 청년 시절부터 자신만의 사업장을 운영하는 지금까지 약 40년간 산업용재 ‘외길 인생’을 걸었다. 현재는 구로의 공구 유통 업체 ‘대흥종합공구’, 부천의 배관 설비 전문 업체 ‘에스티대흥’과 공구 소매점 ‘공구천하장사’ 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아직도 형의 사업장에 처음 출근했던 1984년 1월 2일을 선명히 기억한다. 김 회장은 “첫 출근한 그날은 유난히 추웠고, 바닷바람이 부는 목포에선 느껴본 적 없는 추위였다”면서 “서울의 바람은 살을 파고드는 것처럼 느껴졌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청계천에선 치열하게 경험을 쌓았다. 도매, 소매, 영업, 제품 매입, 수금, 결제까지 사업장의 책임자로서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직원 생활이 힘들어 결혼 이후 수차례 독립할 기회를 엿봤지만 쉽지 않았다. 일 잘 하는 동생을 형이 놓아주지 않으려 했다.

그는 한 가지 꾀를 냈다. ‘1년 뒤에 독립해 사업장을 차리겠다’고 형을 설득한 뒤 아내 명의를 포함해 사업자 등록부터 해버렸다. 그렇게 발 한쪽을 빼고 나서야 독립할 수 있었다.

사업 터전을 구로에 잡은 것도 형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셈이지만 17년간 일하며 얻은 노하우가 있어 자신감이 넘쳤다. 김성태 회장은 “창업이라고 하면 어렵고 힘들다고들 생각하지만, 그 당시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사업에 몰두해 힘든 것도 잊었다”라며 웃었다.

이후 23년간 사업을 이은 원동력은 ‘정도(正道)’를 추구하는 사업 철학이었다. 김 회장은 “고객을 속이거나 짝퉁을 만드는 등 나쁘게 돈을 벌 방법은 많지만, 내 목적을 위해 상대가 눈물을 흘려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올바른 길을 꿋꿋이 걸어 나가는 것이 장사꾼으로서의 전략이자 철학”이라고 밝혔다.

형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적을 쌓지 말라’는 조언을 새겨 대인 관계 구축에 힘썼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도 더해졌다. 덕분에 사업을 확장하면서도 큰 문제를 겪지 않았다. 그는 “큰형님과 17살 차이가 나 거의 부모님 같다”면서 “실수하거나 흐트러질 때 삶의 방향과 지표를 바로잡아 주었다”라고 전했다.

15년간 협회 업무 매진…25대 회장 선출

김성태 회장은 지난 10월 한국산업용재협회 25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전임 송치영 회장이 소상공인연합회장으로 영전하면서 임기 공백을 메울 후임자로 그가 선출된 것이다. 김 회장은 “기쁜 마음보다 책임감이 무겁고, 더욱 신중해지는 것 같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산업용재유통업의 건전한 발전과 회원 상호간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전국에 7개 지회와 지역별 독립지구를 뒀고, 3천100여개 회원사를 보유했다. 내년이면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김 회장은 협회에서 잔뼈가 굵다. 대의원, 이사, 2번의 상임이사, 지회장, 부회장을 거치며 15년간 협회 업무에 힘썼다. 협회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고, 조금 더 영향력이 큰 협회를 만들고 싶어 업무에 매진했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특히 협회가 단결해 LG그룹, 유진그룹 등 대기업의 공구 소매업 진출 시도를 막았던 일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김성태 회장은 “국회, 정부청사 등에서 지속적으로 집회를 벌이며 대기업의 진출을 막았다”면서 “협회의 힘을 가장 크게 보여준 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수익 사업, 복지 확대, 회원 확보…"찾아오는 협회 만들 것"
김성태 한국산업용재협회 신임 회장 “회원사 자부심 심어줄 것”
김성태 한국산업용재협회 회장

김성태 회장은 취임 후 바쁘게 업무를 파악하고 있다. 내년 초까지인 25대 회장 임기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협회를 위한 전략과 사업 계획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말을 아꼈다.

협회의 당면 과제와 회장으로서의 목표는 들어볼 수 있었다. 김 회장은 “일부 회원사들이 협회에 자긍심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수익 사업을 부지런히 개발하는 한편, 문화 생활·여행·의료 서비스 제휴 등 회원사 복지를 확대해 ‘알아서 찾아오는’ 협회를 만들고 싶다”라고 전했다.

복지를 늘리려면 재정 확보는 필수적이다. 김 회장은 ‘온라인 전시 플랫폼 구축’을 복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오프라인 전시회는 짧은 기간에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는 반면 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언제 어디서나 제품을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 플랫폼을 구축해보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을 방문한 고객이 3D로 구현된 제품을 보고, 가상공간에서 테스트할 수 있다면 회원사도 큰 효과를 볼 것”이라면서 “오프라인 전시회의 비용을 줄이는 한편,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기회가 된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수익 창출과 복지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면서도 회원사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사업은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협회의 정책과 사업은 회원사의 정서를 반영해야 하고, 서로 공감하고 확신이 드는 사업을 추진해야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잠재 회원사가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협회를 만들고, 협회 회원에게 자부심을 심어 주고 싶다”면서 “회원 수만 뒷받침된다면 수익 사업을 넘어 공제사업, 신용협동조합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산업용재 업계, ‘성공’에서 ‘생존’으로"

김성태 회장은 국내 제조·건설 경기 침체와 알리·테무·아마존 등 해외 플랫폼의 습격으로 위기에 빠진 산업용재 업계에도 대안을 제시했다. 소규모 업체가 연합해 공동 구매, 공동 물류, 공동 판매를 실현하고,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와 시장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아날로그 시대의 끝물이자 디지털 시대의 초입인 과도기 단계고, 산업용재 업계도 ‘성공’보다 ‘생존’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소규모 협동조합을 조직해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129명의 회원이 있는 ‘철기시대협동조합’, 12개 도매업체와 함께 결성한 ‘케이툴협동조합’을 통해서다.

철기시대협동조합은 서울에는 점포가 작지만 지방에서는 대규모 매장을 운영하는 회원사들로 구성돼 있다. 공동 출자로 조합을 만들고 물류 센터까지 구매해 운영한다. 공동 구매와 공동 물류를 실현한 것이다.

김성태 회장은 “올해 매출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라면서 “조합 차원에서 비즈니스 아이템 개발도 활발히 진행한다”라고 말했다.

공동 판매는 이뤄야 할 과제다. 유통업체가 재고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판매하는 사업 개념이다. 고객은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고, 업체는 악성 재고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팔 수 있다.

김 회장은 “마음이 맞는 업체끼리 연합을 결성해 공동 구매나 공동 물류를 실현하고, 나아가 공동 판매까지 완성하면 알리·테무 등 해외 플랫폼도 무섭지 않을 것”이라면서 “꼭 회원사끼리가 아니어도 시도하는 업체가 있다면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사익 추구 없이 협회 업무 최선”
김성태 한국산업용재협회 신임 회장 “회원사 자부심 심어줄 것”
김성태 한국산업용재협회 회장

김성태 회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사익 추구 없이 협회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협회의 1순위 목표는 회원사의 권익 보호다. 회원사나 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단체 행동이 필요하면 나설 것이고, 쫒아가서 할 일이 있다면 기꺼이 하겠다. 협회장은 사익을 추구하는 자리가 아니다. 사업을 확장할 기회로 삼지 않고 주어진 일에만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회원분들도 믿고 따라와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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