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내년도 한국 수출이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우종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년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세계 경제는 약 3.2% 성장하고, 한국의 수출도 1.8% 성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한국은 1월부터 10월까지 수출 5천658억 달러, 수입 5천263억 달러, 무역수지 396억 달러 흑자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김우종 연구위원은 “올해 1~10월까지의 실적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던 2022년에 근접할 정도로 안정적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중심의 IT 제품 수출이 전체적인 수출 성장을 견인하고 자동차와 선박도 수출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던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줄었지만 미국 등 다른 국가로의 수출은 크게 늘었다.
내년도 세계 경제는 금리 인하 기조와 주요국의 경기 회복으로 3%대 초반의 성장을 예상했다. 다만 보호무역주의 확산, 지정학적 갈등, 중국 경기 침체 등이 세계 경제 성장을 짓누를 수 있다고 봤다.
특히 트럼프 신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세계 교역 위축이나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종 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이민 제한, 대중 관세, 보편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점화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EU는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로 경제 성장세를 조금씩 회복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무역 마찰과 공급 과잉, 미국의 국방비 지출 압박, 관세 정책 등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대규모 경기부양, 첨단산업 육성 등 정부 주도의 확장 재정정책으로 내수 회복을 꾀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소비 심리와 높은 청년 실업률 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도 한국의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1.8%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우종 연구위원은 “글로벌 IT 산업이 확장세를 이어가면서 반도체와 이동통신기기, 컴퓨터 등 IT 품목 위주로 수출 성장을 이끌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은 주춤할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는 해외 생산이 확대되고,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은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로 다소 감소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 한국은 비교적 높은 수출 성장률을 보였고, 내년에도 녹록치 않은 무역 환경이 예상되지만 수출 플러스 성장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