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미국의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은 탄핵정국으로 인해 아직까지 미국 정부와의 카운터 파트너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경한 통상규제를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돼 국내 기업들의 발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통상규제 세미나 : 한국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트럼프 1기 행정부 통상정책 핵심참모였던 스티븐 본(Stephen Vaughn) 前 미국 USTR(무역대표부) 대표대행은 ‘美경제 성장전략: 2기 행정부의 도전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영상을 통해 강연을 진행한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정책을 바탕으로 재선에 성공했다”고 말한 뒤 “첫 번째 임기 동안 중국을 비롯한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와 한국, 일본,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과의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 등 공격적인 자국 우선 정책이 트럼프 당선인을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한 주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 번의 승리로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보다 워싱턴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지게 된 가운데 미국과 무역하는 국가들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전망”이라며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과 가능한 빠르게 소통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트럼프는 정식 취임에 앞서 아직 대중(對中)관세 인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의회와의 논의 없이 행정부 권한만으로 관세를 인상 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관세 인상을 추진할 수 있다.
“2018~2019년을 거쳐온 미국의 국민들은 현재의 경제상황에 불만족스러움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는 관세 등에서 강경한 자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 스티븐 본 前 대표대행은 “향후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외에 멕시코와 캐나다 등 인접국가와의 FTA협상도 관심 대상이기 때문에 공세적인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폴 공(Paul Kong) 美싱크탱크 루거센터(The Lugar Center)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2기 통상정책 및 기업 대응전략’에 대한 발표를 통해 “미국과 경제‧안보 교류가 많은 한국과 같은 나라들에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각국 정부가 앞다퉈 미국으로 협상팀을 파견해야 할 만큼 강력한 통상압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기업이 바이든 정부 시기 대미투자를 활발히 진행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 그간의 투자 실적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며 “트럼프 1기와 달리 미국 상무부의 수출통제가 무기화되면서 협상의 난이도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직접 언급한 점은 향후 협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