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도심 주차장을 물류센터로 이용하고 지역 주민이 친환경 화물 자전거로 택배를 배송한다. 물류 전진기지에서 고객 문 앞까지 화물을 배송하는 ‘말단배송’의 문제점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규제자유특구 혁신 주간’에 참가한 경북테크노파크(이하 경북TP)가 김천시 일대 ‘스마트 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의 친환경 생활물류 배송서비스 실증사업(이하 실증사업)을 소개했다. 인구밀집지역에 물류 거점을 마련하고 친환경 전기자전거로 택배를 배송하는 것이다.
물류 거점은 인구밀집지역과 가까울수록 좋다. 화물차의 운행 거리가 줄어들고, 차량 외의 근거리 운송수단도 배송에 활용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도심지의 지가가 높아 물류 거점은 외곽에 위치할 수밖에 없었다.
박성근 경북TP 스마트그린물류지원센터 센터장은 “도심 주차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특례를 받아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도심지에 물류센터를 만들면 배송 거리와 물동량이 줄어든다”라고 설명했다.
주차장의 화물은 친환경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지역 주민이 배송한다. 탄소 배출이 없을 뿐 아니라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골목이나 공원형 아파트도 쉽게 드나들 수 있다.
물동량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물류업계의 애로사항도 일부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간제 근로자나 가정주부 등 유휴인력이 운전면허 없이 쉽게 참여할 수 있어서다.
박성근 센터장은 “화주사마다 다른 물류정보를 통합하고, 각 참여자에게 배송을 분배하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거점 물류센터 투자가 어려운 중소규모 택배사, 인력 관리가 어려운 대형 물류사, 수입이 필요한 지역 주민이 플랫폼을 통해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물용 전기 자전거를 통한 국내 모빌리티 제조업의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경제성이 낮은 일반 자전거와 달리 화물용 전기자전거는 기술적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어서다.
박 센터장은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이 참가해 화물용 전기자전거 생태계를 조성하면 관련 시장이 큰 유럽 시장에도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중소·중견기업의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