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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혁신상 받으면 끝?…CES 한국 기업, 내실 다져야
전효재 기자|storyta1@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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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혁신상 받으면 끝?…CES 한국 기업, 내실 다져야

CES 혁신상 ‘입시 경쟁’…현지 비즈니스 모델 정립 후 사후관리 필요

기사입력 2025-01-10 13: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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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혁신상 받으면 끝?…CES 한국 기업, 내실 다져야
CES 2025 포스터(CES 홈페이지 갈무리)

[산업일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CES 2025’의 소식이 국내에서도 연일 화제다. 매년 1월 열리는 CES는 한 해를 주름잡을 혁신 기술과 미래 기술 의제를 소개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한국 기업도 올해 CES에 총출동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 SK등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이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했고, ‘CES 혁신상’도 절반 가까이 휩쓸었다.

하지만 전시회에 참가한 모든 기업이 성과를 내는 건 아니다. 좋은 기술을 가졌어도 현지 가격 정책이나 기술지원 정책 등 현지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전시회 참가와 혁신상 수상에 머무르지 않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에 따르면 올해 CES에 참가한 한국 기업은 1천31개다. 미국 1천509개사, 중국 1천339개사에 이어 3번째로 많다.

우리 기업은 CES에 경쟁적으로 참가하는 모양새다. 2022년 502개, 2023년 469개, 지난해 772개사가 참가한 데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특히 스타트업은 CES를 세계 시장 진출의 ‘등용문’으로 여긴다. 올해 CES 스타트업관은 전체 1천300여개 중 한국 기업이 625개, 48%를 차지했다. 스타트업관의 절반가량을 우리 기업이 채운 것이다.

CES 혁신상도 한국이 휩쓸었다. CES의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1차 발표에서 292개 수상기업 중 129곳(44%)이 한국 기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전시회 참가와 혁신상 수상이 기업의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 경험도 많고 참관객이 알아서 찾아오는 대기업은 문제가 없겠지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성과 창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과 지방자치단체가 비즈니스 성과가 아니라 ‘스펙 쌓기’를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시학원처럼 CES 혁신상 수상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보이는 성과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CES가 스타트업의 등용문으로 불리면서 경쟁이 과열됐고, 몇몇 기업은 혁신상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면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혁신상이 대단해 보였지만, 이제 너무 많은 기업이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면서 의미가 퇴색된 느낌이 있다”라고 전했다.

전시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시 어워드에 제출할 서류나 영상자료 제작을 돕는 컨설팅 업체가 많이 늘었고, 지자체도 참가기업의 수상 실적을 높이려 대행사를 동원하고 있다”면서 “혁신상을 받는 것이 기업에 나쁘진 않지만, 수상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보이는 성과'에 그치는 측면도 있다”라고 말했다.
[기자수첩]혁신상 받으면 끝?…CES 한국 기업, 내실 다져야
산업전시회 현장

산업전시회의 성과는 사후 관리에서 나온다. 현장 상담으로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바이어와의 후속 상담에서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면 전시 어워드를 받아도 성과 없이 끝날 수 있다.

전시마케팅 전문가는 “해외 바이어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요구한다”면서 “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에 맞는 가격 정책과 유통 방식, 규제, 문화와 언어 대응, 기술지원 정책 등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야 전시회의 성과를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은 중국의 추격과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등 녹록치 않은 통상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 CES 2025에 참가한 우리 기업이 전시회 참가와 어워드 수상에 머무르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의 내실을 다져 성과를 창출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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