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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모빌리티쇼, ‘모터쇼 그림자’ 벗어날 수 있을까
김대은 기자|kde125@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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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모빌리티쇼, ‘모터쇼 그림자’ 벗어날 수 있을까

신차 공개 쇼 →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방향 전환’

기사입력 2025-04-14 17: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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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모빌리티쇼, ‘모터쇼 그림자’ 벗어날 수 있을까
2025 서울모빌리티쇼 전경

[산업일보]
완성차 브랜드와 핵심 모빌리티 기술의 참여가 줄어든 ‘2025 서울모빌리티쇼 (Seoul Mobility Show)’가 산업 전시회로서의 정체성을 두고 논란을 빚었다. 참관객 수는 증가했지만, 품목 구성이 흐릿해졌고, 부품업계와 완성차 브랜드 관계자들의 체감 평가도 엇갈렸다.
[기자수첩] 서울모빌리티쇼, ‘모터쇼 그림자’ 벗어날 수 있을까
2025 서울모빌리티쇼 전경

완성차 참가 줄고, 모빌리티 품목별 숫자도 적어
우선, 서울모빌리티쇼는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3일 미디어데이를 포함해 총 11일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개최됐다. 56만 명의 참관객이 전시장을 찾아 현대자동차·기아·포르쉐·메르세데스-벤츠·BMW/MINI 등 완성차 브랜드가 내놓은 차량을 살폈다.

하지만 완성차 전문 블로그·까페의 후기에서는 볼멘소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시 면적에서나, 완성차 참가 브랜드를 필두로 한 참가업체 수에서나 그 규모가 축소됐다는 것이다. 완성차 기업들은 출품한 대부분의 차량에 참관객들이 가까이서 다가가 만져보고 시승해볼 수 있게 했는데, 이게 불만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차량을 멋있게 찍고 싶은데 다른 사람이 카메라를 가리고 차 안에 탑승해 있으니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이다.

참가업체들 사이에서는 “최근 행사인 2021년, 2023년 행사보다 확실히 규모가 줄었다고 체감한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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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객들이 HD현대 부스에서 굴삭기 시승 체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모빌리티쇼는 ‘Mobility, Everywhere’를 주제로 삼고 모빌리티 기술이 일상의 모든 순간에 스며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HD현대가 역대 전시회 최초로 건설기계를 선보였고, 롯데 그룹은 자율주행 셔틀을 앞세워 전기차 충전기와 같은 모빌리티 생태계를 소개했다.

그러나 품목별 숫자는 아쉬웠다. 건설기계는 HD현대뿐이었고, 롯데이노베이트 외의 자율주행 모빌리티는 4일부터 6일까지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KADIF)과 공동으로 마련한 ‘자율주행 테마관’에서만 살펴볼 수 있었다. 항공 모빌리티는 V-SPACE와 삼보보터스그룹 등 UAM 및 관련 기업에 그쳤고, 해양모빌리티도 1개 업체가 다였다.

부품사들은 “원래 완성차가 주인공이고, 부품 쪽은 들러리인 행사”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개발 쪽에는 아예 관심도 없는 행사인데 잘못 나왔다, 다음엔 절대 참가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성토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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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샴푸 업체의 부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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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스루 컨셉의 무알콜 맥주 시음 부스

탈모샴푸, 개 간식…맥주 시음이 모빌리티?
부품사들의 부스 인근에는 ‘이것도 모빌리티인가’하고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스들이 자리했다. 차량용 방향제나 자동차 모형은 넓게 봐서 ‘모빌리티 관련 품목’으로 쳐줄 수 있었다. 하지만 안마의자·개 간식·탈모샴푸·화장품·골프용품 등의 품목은 안 그래도 얕은 ‘모빌리티 산업 전시회’의 전문성을 희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무알콜 맥주 시음 공간이 전시회의 산업적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직위, “시대 흐름 따라 체질 개선 중”
이러한 우려를 안고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 관계자를 만났다.

먼저, 탈모샴푸·개 간식 등의 부스에 대해선 “서울모빌리티쇼가 참관객을 많이 모으는 행사다 보니 B2C 마케팅을 원하는 기업들의 참가 의사가 높아, 참관객들의 휴식처 겸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라며 “전문성이 옅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섹터 구분 또는 부스 배치를 통해 조직위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고민해 보겠다는 답을 내놨다.

이어 완성차 브랜드의 참가가 줄어들고 있다고 묻자 “모터쇼의 명성이 쇠락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1905년부터 개최돼 오던 제네바모터쇼가 2024년 폐지됐고, 도쿄모터쇼와 디트로이트모터쇼 등 다른 세계적인 자동차 전시회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대체제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기술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나 MWC(Mobile World Congress)같이 더 호황 하는 IT·테크 전시회에 자동차를 출품할 수 있게 됐고,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자체 행사 등이 있으니 굳이 신차를 모터쇼에서 공개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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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객들이 현대모비스의 기술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관계자는 “시대의 변화를 피할 순 없다”라며 “이전에는 신차를 공개하는 행사가 메인이었다면, 이제는 기술을 공개하고 체험하면서 교류까지 이뤄질 수 있는 행사로 나아가려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시간대별로 기술 시연과 도슨트 설명을 제공했고 HD현대도 체험을 통해 최신 굴삭기 기술을 소개했다.

종합해 보면, 서울모빌리티쇼는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자율주행차가 주도하는 모빌리티 산업으로 급속하게 전환되며 겪는 혼란이 전시회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서울모빌리티쇼는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대응하려는 의지와 변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산업의 변화를 서울모빌리티쇼가 잘 표현해야 할 책임이 있다”라며 “이전의 모터쇼 경험자가 볼 땐 완성차 브랜드는 줄고 생뚱맞은 걸 전시했다고 볼 수 있으나, 산업 흐름이 출품 제품의 변화로 이어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모터쇼 경험자들에게 체험부스, 세미나 등을 마련해 산업 변화 흐름을 알리고 이들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수첩] 서울모빌리티쇼, ‘모터쇼 그림자’ 벗어날 수 있을까
2025 서울모빌리티쇼 전경

어떤 전시회들은 산업의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다 참관객의 외면을 받곤 한다. 그러나 서울모빌리티쇼는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나가야할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이들의 고민과 노력을 통해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가 완생(完生)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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