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반도체가 현대 산업의 ‘쌀’에 비유되듯, IT산업에서는 소프트웨어를 기초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의 채효근 부회장이 21일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열린 ‘제2차 SW AI 혁신 포럼’에서 발제를 진행하며 이같이 운을 뗐다.
그는 국내 SW 산업의 정의 및 분류와 발전 과정을 훑으며 “클라우드, AI(인공지능), 메타버스가 서로 다른 산업인 것처럼 정의하고 관련 법도 많이 발의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SW가 기본이 돼서 AI·클라우드·빅데이터를 아우르는 법이 만들어져야 융합된, 완성된 서비스가 나오고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기존 법의 전면 개편을 통해 SW 기본법을 만들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관련 법을 후속 제정하는 법체계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외 SW 시장 규모를 살폈다. 세계 SW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2만 471억 달러로, 전체 시장 대비 패키지 SW는 49%, IT서비스는 41%였다. 한국 SW 시장은 약 41조 원이었고, 패키지 SW는 22%, IT서비스는 24%다.
채 부회장은 “해외는 패키지 SW가 IT서비스보다 규모가 큰데, 패키지 모듈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면서 패키지 SW 시장이 성장하고 IT 서비스 시장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라고 풀이했다.
국내 SW 산업 동향에 대해선 “2023년까지 IT서비스 시장 규모가 더 크다가 2024년부터 패키지 SW 시장이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는 게임의 영향으로 인한 착시 현상”이라며 “한국에서도 상용 SW 시장이 빨리 커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채효근 부회장은 한국 소프트웨어(이하 SW) 산업 발전 과제로 ▲공공SW사업 개발 단가 현실화 ▲공공SW사업 과업변경에 대한 정당 대가 지급 ▲원격 개발 활성화를 제시했다.
그는 개발 단가 현실화 과제를 두고 “SW 업계에서는 사업을 했는데 손해를 본다는 목소리가 많다”라며 “재무제표상 이익을 보는 기업들의 내면에는 대부분 프리랜서와 외주에 의존해 겨우 흑자를 내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공공 SW 사업의 개발 사업에서 기능점수(Function Point, FP) 당 단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2004년 2월 FP 최초 발표 단가가 46만 1천81원이었는데, 작년에야 60만 5천784원이 됐다는 것이다.
채 부회장은 “이 단가는 예산 수립 당시의 적용단가로,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분석 결과 발주 단가는 고시 단가의 50~70% 미만”이라며 “단가 현실화를 위해선 FP 산정에 표준 오차가 없어야 하는데, 지금은 산정하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고 꼬집었다.
현실화 방법으로는 FP 당 단가를 물가 상승률·임금 수준 기반으로 정례적으로 제도화하고, 인상된 단가가 차기 년도 예산 편성에 즉각 반영될 수 있게 발표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원격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선 “코로나19를 겪으며 원격 개발을 경험했고, 보안 사고 발생도 없었다”라며 “클라우드 환경을 통한 원격 개발은 생산성 향상과 예산 절감이 가능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정부에서 인증한 물리적, 기술적, 관리적 보안 기준을 갖춘 작업장소에 한해 원격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하자고 제안하며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새롭게 시작하자”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는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실과 AI특별위원회, 소프트웨어단체협의회가 ‘소프트웨어 가치보장을 위한 제도개선 간담회’라는 주제로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