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의 AI(인공지능) 잠재력이 높을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이를 적극 도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응답은 세계에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정 한국IBM컨설팅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AI 인사이트 포럼에서 최근 IBM 기업가치연구소가 실시한 글로벌 CEO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조사는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33개국 24개 산업군의 CEO 2천여 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서 글로벌 CEO의 61%가 현재 AI 에이전트를 적극 도입하며 조직 전반에 확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국내 CEO는 45%만이 이같이 답하며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또 글로벌 CEO들의 64%가 '경쟁에 뒤처지는 것을 우려해 해당 기술이 조직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명확히 이해하기 전에 일부 기술에 투자하고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국내 CEO들 중 리스크를 감수한다고 답한 이들은 52%에 그쳤다.
기술 도입 면에서도 국내 CEO 28%만이 '빠르게 진행해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느리고 정확하게 진행하는 것'보다 낫다고 답해 글로벌 CEO들의 응답률(37%)에 비해 저조했다.
그럼에도 AI의 영향력 및 잠재력에 대한 인식은 국내 CEO들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AI가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까지 바꾸고 있다는 데 공감한 국내 CEO들은 78%로 오히려 글로벌 CEO들의 응답률(68%)보다 높았다. 또 국내 CEO의 54%가 '더 앞선 생성형 AI'의 보유 여부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 답했다.
한편 AI 도입을 위한 데이터 환경 구축에는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CEO들의 68%는 전사 차원의 데이터 통합 아키텍처가 부서간 협업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또 72%는 조직이 보유한 고유 데이터가 생성형 AI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응답자들의 절반(50%)은 최근 투자 속도로 인해 조직 내 기술 단절 및 단편적 기술 사용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재 확보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글로벌 CEO들의 56%가 핵심 기술 인재 확보와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또 66%는 아웃소싱의 한계를 인식해 소수의 정예 파트너와 전략적 협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