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삭공구 산업 최초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과학 기반 접근을 도입한 기업이 등장했다. 글로벌 정밀연삭기 제조업체 ANCA가 온실가스 정량 감축과 공급망 윤리 이행까지 포함한 ESG 전략을 공식 발표하며, 업계의 지속가능 경영 기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ANCA는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지속가능성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국제 이니셔티브인 과학기반감축목표(SBTi,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기준에 정식 연계했다고 밝혔다. 전략에 따르면, ▲스코프1·2 배출 42% ▲스코프3 배출 25% 감축을 달성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스코프1은 기업의 직접 배출(연료 연소 등), 스코프2는 전력·열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 스코프3는 공급망·운송·제품 사용 등에서의 외부 배출을 의미한다. 특히 스코프3까지 포함한 정량적 ESG 감축 계획은 제조업계에서도 흔치 않으며, 절삭공구 분야에서는 첫 사례에 가까운 선제적 선언으로 평가된다.
마틴 리플(Martin U. Ripple) ANCA 그룹 CEO는 “우리는 마이크론 단위 정밀도를 요구받는 기술 기업으로서, ESG 전략 또한 정밀하고 과학적인 기준으로 설계했다”며 “기술 혁신은 성능 향상을 넘어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SG 실행 계획은 선언적 수준에서 벗어나, 기계 설계 단계부터 탄소 감축 요소를 반영하는 실천형 구조로 구성돼 있다. 기계 구조 재설계를 통한 폐기물 저감과 재활용 고려, 공급망 내 Modern Slavery Act 2018 준수, 윤리적 조달 기준 강화, STEM 교육과 여성 리더십 확대 등 다양한 실천 항목이 포함됐다.
또한 전 기종 장비에 대해 지속가능성 등급 기반의 공급망 평가 체계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이는 ESG 공시 의무화와 글로벌 고객사의 공급망 검증 강화 추세에 대응하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제조 고객사들은 공급망 ESG 평가를 강화하고 있으며, ESG가 내재화된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은 전략적 파트너로 부각되고 있다”며 “ANCA의 행보는 장비 제조업의 ESG 내재화 전환을 상징하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ANCA는 전 세계 45개국 이상에 CNC 연삭기와 고정밀 공구 가공 장비를 공급 중이며, 2024년 한국 법인 안카코리아 설립 이후 국내 B2B 고객사와의 협력도 강화해왔다. 안카코리아 관계자는 “정밀공학 기반의 기술력에 ESG 실행력을 결합한 보기 드문 사례로, 절삭공구 산업에서 지속가능성이 실제 구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