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동시장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8일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고용서비스 통합플랫폼 ‘고용24’를 통한 8월 신규 구인 인원은 15만5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7천 명(15%) 줄었다. 반면 신규 구직 인원은 35만2천 명으로 1만4천 명(4.1%) 늘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 배수는 0.44로, 0.54였던 전년 8월보다 하락했다. 이는 0.26을 기록했던 1998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노동부는 "구인 배수가 올해 1월 0.28 수준에서 조금씩 회복중"이라며 노동시장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천경기 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체 구인 인원 중 제조업이 약 31%를 차지하고 있다"며 "구인 배수 지표가 수요 부진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어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짚었다.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8월 말 기준 1천562만7천 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8만2천 명(1.2%) 증가하며 5개월 연속 늘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가입자가 20만9천 명 늘었으나, 제조업과 건설업에서는 각각 1만 명, 1만8천 명 감소했다.
서비스업 가입자는 총 1천88만4천 명으로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사업에서 상향했다.
제조업 가입자는 384만5천 명으로 자동차·의약품·식료품·화학제품 업종에서 늘었지만 금속가공·섬유·기계장비·고무·플라스틱·1차금속 업종에서는 줄었다. 특히 내국인 감소 폭이 2만8천 명으로 전월(-2만4천 명)보다 확대됐다. 이는 고용허가제에 따른 외국인 고용 증가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 가입자는 74만9천 명으로 감소 폭은 다소 줄었지만,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25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8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신청자는 8만1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천 명(6.3%) 줄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3만8천 명으로 1만2천 명(2%) 늘었고, 지급액은 1조329억 원으로 74억 원(0.7%) 증가했다.
천 과장은 "통상적으로 구직급여 지급액은 4~9개월 정도 신청영향이 누적돼 나타난다"며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줄어 내달에는 1조 원 미만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