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컴퓨팅 수요 급증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데이터센터 산업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경기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한국EV기술인협회 컨퍼런스’에서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 김대년 본부장은 “데이터센터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이자 안보 자산”이라며 “디지털 주권 확보와 수출산업 전환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지난 2023년 약 2천292억 달러에서 2034년에는 7천75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역시 올해 4,461MW에서 2028년 6,175MW까지 1.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실정이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93곳 중 71곳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올해 준공 예정인 시설 또한 85%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 입지, 안정적인 전력망, 고도화된 통신 인프라, IT 인력 수급 용이성 등 수도권이 가진 이점을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전력 수급 한계, 인허가 규제, 주민 민원 등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공급은 지연되고 있다. 더불어 최근 국내외에서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데이터센터 화재 사례는 안전성 강화와 대응 체계 마련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김 본부장은 미국과 일본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의 전략적 대응을 주문했다. 미국은 데이터센터를 국가 안보 시설로 지정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같은 차세대 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공급 정책을 추진 중이며, 일본은 경제산업성이 데이터센터 입지와 전력, 기술 실증을 통합 관리하는 ‘패스트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데이터센터 ‘디지털 수출 전략산업’ 지정 및 범정부 컨트롤타워 신설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 승격 △중소·중견기업 참여 확대 △비수도권 중심의 고효율·저탄소 클러스터 조성 및 전력사용효율(PUE) 연계 인센티브 제공 등을 제언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는 10일 KINTEX에서 개막한 '이차전지 소재·부품 및 장비전(K-BATTERY SHOW 2025)'와 동시 개최되는 행사로 12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