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전력 변환과 제어를 담당하는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산업용 로봇 등 미래 산업의 필수요소지만 90%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공항에서 운용되는 다양한 지상조업차량을 통한 실증으로 국산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전력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세미나-「전력반도체 공급망 자립」과 「중소기업 혁신」을 위한 융합 생태계 구축전략’에서 한국자동차연구원 손영욱 분원장은 친환경 공항운용에 대한 최신 동향을 소개하면서 전력반도체의 실증을 통해 한국 역시 친환경공항운용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환경 공항운용을 위한 지상조업차량 기술동향 및 필요성’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진행한 손 분원장은 “국내 15개 공항에서 운용 중인 지상조업차량은 3천100여 대로 차량 대부분이 여전히 디젤엔진에 의존하고 있으며 운용 연수가 20년을 넘은 노후차량도 전체의 24%에 달한다”며 “친환경 지상조업차량(e-GSE)의 도입으로 공항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승객 및 직원의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e-GSE는 기존의 내연기관 기반 지상조업차량보다 탄소배출이나 대기오염‧소음‧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기 구동계, 친환경 에너지를 적용해 개발‧운용하는 차량 및 장비를 일컫는다.
“e-GSE는 기존 전기차와는 달리 고토크‧저속 특화 구동 모터가 필요하며, 저속 정밀제어를 위한 국산 반도체 기반 전력장치나 전동식 유압펌프 등 친환경 지상조업에 적합한 장비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말한 손 분원장은 “지상조업차량은 해외 제조사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전동화 기술에 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한국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개발 역량이 부족하고 시장진입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손 분원장은 “영국의 히드로 공항이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은 친환경 지상조업차량으로 전환 중이며, 전동화가 공항 경쟁력 요소로 인정받고 있다”며 “신설 공항은 초기부터 전동화를 반영할 수 있어 기존 공항 대비 운영 효율이 매우 높다”고 언급했다.
“지상조업차량의 전동화는 개별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추진 속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업사와 공항, 정부 간 역할 분담과 지원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한 손 분원장은 “e-GSE의 전용 시험 및 인증 체계가 국내에는 미흡하기 때문에 국가 단위의 통합 실증‧인증 플랫폼 구축 시 기술의 상용화와 보급 확산 속도가 대폭 제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