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수도권 신규 주택 공급지 인근 부동산 이상거래를 집중 조사한 결과, 위법 의심거래 346건을 적발해 관계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서울·경기 규제지역과 반도체 첨단 국가산단 예정지 일원까지 모니터링 범위를 넓혀 시장 점검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30일 서울과 경기지역의 신규 주택 공급지로 발표된 지역을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1,072건 중 346건의 위법 의심거래, 457건의 위법 의심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5년간 서울 노원구 일원, 용산구·동대문구·은평구·강서구·금천구 소재 7개 동, 경기 과천시, 성남 수정구 상적동·금토동 일원, 광명시·하남시·남양주시·고양시 소재 4개 동의 거래 신고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법인 명의 매수, 외지인 매수, 단기간 반복 매매, 다수 필지 매수, 도로·임야 등의 지분 거래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할 우려가 있는 거래였다. 국토부는 가격·계약일 거짓신고, 특수관계인 차입금 과다, 대출자금 용도 외 유용,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을 주요 위법 의심 유형으로 분류했다.
위법 의심행위별로는 가격·계약일 거짓신고 등 249건이 지방정부로, 특수관계인 차입금 과다 등 178건이 국세청으로, 대출자금 용도 외 유용 등 16건이 금융위와 행안부로,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 14건이 국토부 특별사법경찰로 통보될 예정이다. 1건의 거래가 여러 법률을 위반한 경우 관련 기관에 모두 통보하는 방식이다.
대표 사례도 나왔다. 서울 강서구의 한 법인은 토지와 단독주택 19건을 사들이며 총 222억5,000만 원을 지급했지만 거래대금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국세청 통보 대상이 됐다. 이 법인은 19건 가운데 10건에서 최초 계약금 지급일과 신고서상 계약일이 달라 계약일 허위 신고가 의심됐고, 6건은 실제 중개거래임에도 직거래로 신고한 정황이 확인돼 지방정부 통보 대상이 됐다.
경기 성남 중원구의 또 다른 법인은 토지 4건을 115억5,000만 원에 매수하는 과정에서 기존 임차인 8명에 대한 명도비 4억 원을 대신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신고가격 거짓신고 의심을 받았다. 국토부는 해당 금액을 실질 거래대금으로 보고 국세청과 지방정부에 통보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법인은 단독주택을 27억 원에 매수한 뒤 대표이사로부터 8억 원을 단기 차입해 잔금을 치르고, 다시 운전자금 명목으로 8억 원을 대출받아 차입금을 상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이를 대출자금 용도 외 유용으로 보고 금융당국에 통보할 방침이다.
성남 중원구의 다른 법인은 토지를 32억 원에 매수하면서 주주회사로부터 32억1,000만 원을 차입해 자금을 조달했으나 차용증 등을 제출하지 않아 특수관계인 차입금 과다로 국세청 통보 대상이 됐다.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은 기존 규제지역인 서울과 경기 12곳, 신규 지정된 경기 구리·용인 기흥·화성 동탄 지역, 그리고 풍선효과 우려 지역의 매매가격과 외지인 거래 동향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된 호남 반도체 첨단 국가산단 사업 예정지와 인근 지역 거래도 함께 살피고 있다.
국토부는 호남권 외에 반도체 성장거점으로 지정된 경남·대구경북권, 충청권도 이상거래 여부를 계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신윤근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이상거래에 대해 기획조사를 적극 추진하고, 위법 의심거래가 확인되면 관계기관과 협조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