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정부가 발표한 ‘부품소재산업 발전전략’에서 향후 국내 부품소재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은 단연 중핵기업(모듈단위 부품생산이 가능한 중견기업) 개념이다. 수치적인 목표로는 2010년까지 매출규모 2천억원, 년간 수출 1억달러를 초과하는 부품소재 중핵기업 300개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핵기업이란 모듈 부품을 수요기업에 공급하는 기업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한 중견급 부품소재기업을 의미한다. 기존 국내에는 중핵기업의 개념 없이 수요기업인 대기업을 정점으로 수직·일률적인 하청관계를 형성했다. 그러나 중핵기업은 완제품 생산을 위한 모듈 생산체계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중핵기업을 중심으로 상부 수요기업과 하부 군소 부품소재기업으로 재구성된다. 여기서 최종 수요기업은 중핵기업에 대한, 중핵기업은 군소 부품소재기업에 대한 공급망이 형성된다.
이미 선진국 제조업에서는 이런 생산체계를 바탕으로 산업구조가 편성돼 있고, 이를 바탕으로 부품소재기업들이 내수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산자부 자본재산업총괄과 최남호 서기관은 “그러나 현재 추진중인 중핵기업을 외국 사례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부품소재산업이 발달한 해외 선진국 경우 오랜 시일을 두고 자연스럽게 형성된 생산구조인 반면, 우리는 인프라 형성부터 생산체계까지 정책적으로 손을 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핵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수요기업인 대기업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중핵기업은 단순부품이 아닌 주요 모듈부품 단위로 수요대기업에 공급하기 때문에 설계단계부터 수요대기업과 협력할 수 있어야한다. 크게 보면 수요대기업과 부품소재 공급업체인 중소기업간 파트너십을 형성, 공동으로 기술·상품 기획, 공동 R&D 등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국내 부품소재기업들이 영세한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정부 지원은 물론 수요대기업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월적 위치에 있는 수요대기업은 특히, 공급업체를 종속적인 관계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기존 종속적인 관계는 수요대기업에 당장 이득을 줄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국내 부품공급업체의 경쟁력 저하를 야기 시켜 결국 국내 산업전체의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004년 기준으로 부품소재업체 중 중핵기업 기준인 매출 2천억원 초과 기업은 179개사, 수출 1억달러 초과 기업이 150개사에 불과하다. 정부는 목표인 300개의 중핵기업 육성을 위해서 모듈부품 공급능력을 갖춘 업체를 선별해, 제품 경쟁력 및 신뢰도 향상, 국내 및 해외 마케팅 능력 제고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며, 또한 제품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엇보다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미 국내 부품소재산업은 97년 이후 꾸준히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 지난해에는 사상 최초로 152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산업 무역수지 흑자에서도 부품소재는 50%이상의 비중을 차지해 부품소재산업은 이제 국내 핵심산업이 됐다. 그러나 수치와는 별개로 구조적인 문제들은 분명 존재한다. 이에 정부는 중장기적인 부품소재 발전전략을 세우고 양적 성장과정에서 거르지 못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덧붙인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더욱 견실한 부품소재산업 육성이 정부의 목표인 것이다. 이처럼 중핵기업 육성은 단순히 자금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부품소재산업에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인프라를 형성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산자부 관계자는 “국내 부품소재산업은 무역수지에서 효자 노릇을 하며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며 “향후 부품소재산업 발전과 중핵기업 육성을 위해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다아라 고정태 기자(jazzful@daa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