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리시케시 라마찬드란 (Rishikesh Ramachandran)
Senior Manager, IBI Consulting (Asia Pacific Region)
최근 몇 년 간 인도의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는 빠른 경제성장과 그에 따른 소비자 구매력의 상승으로 인해 일반 가전제품, TV, 컴퓨터, 휴대폰과 같은 주요 제품을 위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09년 450억 달러 규모에 그쳤던 내수 시장은 2020년이 되면 그 가치가 약 4000억 달러에 가까운 시장을 형성하며 열 배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이 같은 빠른 성장세에 힘 입어 지난 2007년부터 국내 제조업체들의 전자제품 공급량 증진을 위한 산업 부흥 정책에 앞장서 왔으며 제조업자들을 위한 특별 장려금 지급제도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역 제조업자 자본지출의 20-25%를 지원하는 해당 정책은 중국, 대만에서 들여오는 부품 조립업에만 편중된 산업 구조를 개편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인도 전자제품 시장의 높은 수입의존율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도 국가 제조업 경쟁력 협의회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가장 높은 경제 지출을 기록할 수입 품목은 기름이 아닌 전자제품이 될 정도라고 하니 그 의존율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할 만 하다. 이렇듯 70% 이상을 수입품이 차지하고 있는 인도 전자제품 시장은 제품 품질과 가격 면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춘 한국 제조업체들에게도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인도 바이어들은 한국산 전자제품에 대해 높은 인지도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2010년 11월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한 연구에 따르면 인도 바이어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산 수입제품은 전체 응답의 20.6% 를 차지한 기계류 다음으로 전자제품이 17.7%를 차지, 두 번째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한국이 가장 경쟁해야 할 전자제품 수출국으로는 중국을 꼽았는데 이는 제품의 품질이나 신뢰도 요인 보다는 중국이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한국 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낮춰야 하는가? 그건 아니다. 한국산 전자제품의 경쟁력은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성능에 있다. 실제로 인도의 전자제품 바이어들이 가장 주요시 하는 점은 믿을 수 있는 제품 품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의 주역국가로 발돋움 하는 잘나가는 인도에서 더 이상 싼 값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IBI Consulting의 인도지사 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에서 수요가 가장 증가하고 있는 제품으로는 LCD용 반도체, 디지털 카메라, 플래시 메모리 시장을 꼽을 수 있고 해당 제품들의 2011년 시장 규모는 약 80억 달러 이상으로 예측된다. 해당 품목들은 한국 기업들이 품질과 경쟁력 측면에서 충분히 앞서나갈 수 있는 시장이다. 중국, 대만, 기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인도의 거대한 전자제품 시장을 놓고 각축을 다투는 한국 기업들이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선 앞으로 보다 많은 수요가 예상되는 전자제품 시장을 주력으로 높은 품질 경쟁력을 유지하고 보다 적극적인 진출 전략을 세울 것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