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침체와 공급 과잉이 맞물리면서 디스플레이 업계가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술 장벽이 높고 아날로그적 기술특성이 있어 모방이 쉽지 않은 OLED와 Oxide TFT가 고화질 TV, 스마트폰 등에 본격적으로 탑재될 때 제품 기술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OLED와 Oxide TFT가 고화질의 OLED TV, 고해상도의 UD LCD TV, FHD 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등에 본격적으로 탑재되면서 산업 내 새롭게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원천이 소수에 의해 점령당할지, 아니면 경쟁 우위 요소의 빠른 진부화로 점철된 기존의 게임 룰을 반복하게 될지는 적어도 2~3년 내에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기간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로는 ▲일본 기업 간 또는 일본-대만 기업 간 기술 개발의 합종연횡, ▲차세대 제품기술에 대한 대만 기업들의 조기 양산 움직임 등을 꼽았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명성이 현저히 떨어지긴 했으나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이 최근 OLED TV의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으며, 그 바로 전 소니는 이미 대만의 AUO와도 대화면 OLED 분야의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Oxide TFT를 집중 개발하고 있는 샤프도 최근 폭스콘의 샤프 생산라인 지분인수 이후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양산 경쟁력은 상실했지만 기초 R&D 역량이 강한 일본 기업들의 향후 행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만 기업들의 신기술 제품의 양산 움직임도 예상보다 앞당겨지고 있는 추세로 AUO와 CMI는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OLED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는 소형이긴 하지만 OLED 패널의 양산 체제에 돌입한다는 계획에 있다는 점도 덧붙여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산업 어두운 터널 벗어나나
이 보고서는 최근 몇 년간 LCD 주도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좀처럼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통상 ‘크리스털 사이클’로 불리는 3년 이내의 불·호황 주기가 있었지만 2010년 하반기 이후 침체 국면에 돌입한 업계는 거의 2년 가까이 눈에 뛸만한 성과 개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1년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LCD 기업들마저도 1조원에 달하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게 했다. 이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던 평판 TV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둔화되면서 판가가 급속히 하락한 데 주요 원인이 있다. 그나마 신흥국의 평판 TV 시장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대부분 이미 평판 TV로 교체가 완료된 선진국 시장은 2011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전체 글로벌 평판 TV 시장은 정체를 보이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가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수요 시장의 가라앉은 분위기는 향후에도 많은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위기 돌파구로 삼아 수익 모멘텀 창출
LG경제연구원 한수연 연구위원은 “과거 LCD 산업의 성장과 개별 기업의 경쟁 우위 확보는 한마디로 확장성(Scalability)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노트북/모니터 제품을 시작으로 대화면 TV로 수요를 확장해 나가면서 누가 먼저 차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해 대화면 애플리케이션을 저렴하게 생산하면서 늘어나는 물량을 선점하는가가 관건이었다”며 “그러나 북미 시장을 제외하고는 50인치 이상 대화면 TV를 수용할 수 있는 물리적 시청 환경을 갖춘 수요 시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더 이상 확장성만으로는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평판 TV의 가격하락으로 가정 내 TV 보유 대수는 증가하고, 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보편화로 소비자들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각종 디바이스로부터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있지만, 100조가 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돈을 버는 업체가 과연 있는가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업계는 새로운 동력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수익 모멘텀을 창출할 수 있는 Game Changer를 원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이유임을 강조했다.
OLED TV 시장 경쟁력은 가격에 달렸다
OLED TV는 명암비와 색재현성, 두께 관점에서 LCD를 압도하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CD의 화질이 이미 손색없는 수준에 도달해있는 상황에서 과연 OLED가 추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고객 가치가 있겠는가에 대한 의문점도 나오고 있다.
OLED만의 고객 가치는 인정하고 있지만 역시 문제는 원가 경쟁력, 즉 제품 가격에 달렸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LCD 대비 화질의 차이를 인지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지불 의향 가치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까가 관건인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올 해 첫 출시되는 OLED TV 가격이 8천~1만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고 LG경제연구원은 밝혔다. 동일한 55인치 프리미엄 LCD TV 대비 3배 가량의 높은 가격을 일반 소비자들이 수용할 만큼 OLED TV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
이론적으로 OLED TV의 원가 구조는 LCD 보다 우수하다. 즉, 동일한 수율을 가정한다면 OLED TV가 오히려 LCD TV 대비 저렴할 수 있다. 이는 자체 발광하는 OLED의 특성으로 인해 백라이트, 액정, 컬러필터 등 3단계 부품소재로 구성된 LCD 대비 구조가 단순해 재료비가 적게 드는 구조적 장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LCD의 경우 재료비가 패널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초과하는 반면 OLED의 경우는 이보다 10%p 가량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신 LCD 대비 복잡하고 까다로운 제조 공정 및 높은 초기 투자비로 인해 감가 상각비 비중은 LCD 대비 10%p 가까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대화면 OLED는 산업 인프라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원가 전망에 있어서 많은 가정과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OLED 패널의 생산 수율이 최소 70% 수준을 달성하게 된다면 LCD 대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3년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면 그 후 1년 후부터는 규모의 경제 및 학습 효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LED TV가 CCFL TV 대비 30% 수준의 가격 프리미엄을 형성하면서도 50% 이상의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OLED TV의 경우에도 LED TV 대비 최소 30% 이상의 가격 프리미엄으로 2015년 이후부터는 LCD 대비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Oxide TFT
OLED TV와 더불어 이번 학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키워드는 Oxide TFT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각 화소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TFT (Thin-Film-Transistor)라는 스위치 소자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LCD 패널에는 비정질 실리콘 기반의 a-Si TFT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고해상도 LCD의 경우 전자 이동도가 a-Si 대비 200배 가량 높은 폴리 실리콘 기반의 LTPS TFT가 적용된다. TFT의 성능은 전자 이동도에 달려있으며, 균일한 성능의 TFT가 패널에 고루 형성되는 것 또한 디스플레이 전체 화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TFT의 전자 이동도가 높아질수록 화면의 고속 구동이 가능하고 개별 TFT 소자를 더욱 작게 만들 수 있어 화소의 개구율 향상에도 기여한다.
그러나 LTPS가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대화면으로 보편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실리콘의 결정화 공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대형 기판에 균일한 성능의 TFT를 고르게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화질 구현을 위해 LTPS처럼 전자 이동도가 높은 TFT 소자는 꼭 필요하지만 그에 수반되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기업들이 선뜻 대화면에 적용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LTPS에 대한 대안으로 향후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이 산화물 반도체 기반의 Oxide TFT이다. LTPS의 전자 이동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a-Si 대비 최소 20배 이상 전자 이동도가 향상되면서도, 기존의 a-Si 공정을 약간만 변경하면 되기 때문에 균일하면서도 성능 좋은 TFT를 대형 기판에 저렴하게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단지 Oxide TFT는 아직 R&D 역사가 짧아 소자의 신뢰성 확보나 공정 안정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해상도 트렌드의 첨병
Oxide TFT가 본격적으로 양산 제품에 적용된다면 가장 큰 효과는 고해상도 LCD 패널의 경제성 확보와 모바일 기기의 소비전력 저감으로 기대된다. TV의 경우 FHD (Full HD: 화소 수 2K×1K)에서 UD (Ultra Definition: 화소 수 4K×2K)로 4배에 달하는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해진다. 또한 a-Si TFT 대비 크기가 작아지고 개구율이 향상되면서, 백라이트의 투과율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어 고해상도이면서 배터리 사용 효율이 좋은 모바일 단말기도 가능해진다. 모바일 단말기에서 고해상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애플이 일본 샤프를 통해 Oxide TFT LCD를 세계 최초로 공급받고 있는 이유도 태블릿의 고해상도와 배터리 효율 개선 목적에 기인한다. 또한 Oxide TFT는 결정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갖춘 OLED TV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 높은 성능의 TFT를 요구하는 OLED는 a-Si 기반의 TFT로 구동이 불가능하며, LTPS TFT의 경우 55인치 TV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8세대 라인 적용이 곤란하다. 따라서 높은 전자 이동도를 확보하면서도 8세대 이상 라인에서 균일한 TFT를 형성할 수 있는 Oxide TFT의 중요성은 오히려 OLED TV와 시너지를 내면서 보다 부각될 것이다.
2016년 AMOLED TV용 패널 수요 급증 전망
AMOLED TV용 패널 시장수요가 2014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16년에는 공급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최근 IHS Inc.에 인수된 디스플레이뱅크(www.displaybank.com)가 발행한 ‘AMOLED TV 개발현황 및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이하 ‘LGD’)이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이하 ‘SMD’)가 현재 보유 및 건설 계획 중인 8.5세대 AMOLED 제조라인은 2015년 하반기의 시장수요 증가까지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지만, 이후의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16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8.5세대급 AMOLED 제조라인을 추가로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MOLED TV용 패널 공급능력은 올해 하반기 제품 출시 후 서서히 증가하다가, 2013년 하반기에는 급증, 55인치 AMOLED 패널 생산원가도 양산 초기의 2/3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14년 상반기에는 보다 다양한 크기의 AMOLED TV가 나오면서, TV 세트 제조사들의 AMOLED 패널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소니, 파나소닉, AUO 등 기존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이 하나 둘 대형 AMOLED 패널 양산에 뛰어들고 있어, 2014년 이후에는 LGD와 SMD 외에도 여러 패널 업체들이 잇달아 대형 AMOLED TV 양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LCD 패널은 외부로부터 부품을 조달 받아 조립하는 방식인데 반해, AMOLED는 재료의 구성비 및 제조공정까지 패널 제조사가 대부분의 기술을 배타적으로 보유할 여지가 많다고 디스플레이뱅크 강민수 책임연구원은 전했다. 또한 LGD와 SMD가 중소형 AMOLED 양산 기술력 및 기존 LCD 제조설비를 OLED용으로 전환할 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여타의 후발 업체들에 비해 수년 간의 기술격차를 유지할 것이라 분석했다.
2~3년 내 주요 관전 포인트
LG경제연구원은 “2011년을 저점으로 디스플레이 업계는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지속된 수익성 악화로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하면서 수요-공급은 2013년 하반기부터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며 “그러나 기술 범용화로 인한 기업 간 제로섬 (Zero-Sum) 게임과 CRT 대체 완료에 따른 수요 정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Game changer를 지금 적극적으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2~3년 후에는 시장에서 존재감이 사라지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까지의 준비 상황을 보면 국내 패널 기업들은 확실히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대만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로부터의 기술 지원 및 협력으로 빠른 추격에 성공하고 시장을 레드오션으로 만들었듯이, 미래 준비에 있어서 현재 더욱 격차를 벌리지 않는다면 새로운 Game changer의 기회도 기대보다 빨리 소멸될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TV용 도광판 시장, 성장 지속될 것
TV용 도광판(LGP, Light Guide Plate) 시장 역시 이처럼 LED LCD TV 성장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디스플레이뱅크(대표이사 권상세, www.displaybank.com)가 최근 발간한 ‘LED LCD TV용 도광판 2012’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TV용 도광판 시장 규모는 7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4%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올해 대비 47% 성장한 11억18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TV 시장에서 LCD TV의 점유율이 올해 83%까지 올라가면서 LCD TV가 타 디바이스를 빼앗을 수 있는 전방 시장은 어느 정도 한계에 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BLU 광원은 친환경, 저소비 전력 등의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LED 광원의 채택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뱅크는 LCD TV 모듈의 LED BLU 채용률이 올해 43% 수준, 내년에는 64%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TV용 도광판 시장도 함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TV용 도광판 관련 산업 환경은 2010년 대비 크게 변했다. 과거 PMMA, MMA의 원재료와 가공 인프라의 부족이 산업의 가장 큰 이슈였다. 그러나 향후에는 내년 초 판매될 예정인 저가 직하형 TV, 내년 중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AMOLED TV 등의 외부 위협 요소가 부각되면서 시장의 성장성에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높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공급 과잉, 잠재된 위부 위협 요인 등으로 인해 도광판 가격은 올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내년에도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광판 업계에서는 혁신 기술 및 공정 개발을 도입하고 있고, 연관 사업 공정에 대한 내제화, 고객 다변화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원가 절감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고휘도, 로컬디밍, 미세 광학 패턴 등의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나, 원가절감의 가능성이 적으면 혁신 기술이어도 크게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제품 두께도 올해 3mm급이 주류 제품에 적용되었으나 내년에 2.5mm나 2mm 제품이 적극 도입되기 쉽지 않다. 에지형의 핵심 광학 기술 역할을 하는 도광판의 두께가 얇아지면 광량 보존이 쉽지 않고, 현재 2mm대 제품이 대량생산되는 3mm대보다 가격이 싸지 않기 때문이다.
도광판 업계는 성장하는 시장 규모 속에서 저가 직하형 대비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강도 높은 기술 개발 및 혁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액정적하 장치 특허 급증, 가격경쟁력 확보 ‘청신호’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리서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액정표시장치 (LCD) 완제품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점유율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액정표시장치를 제조하는 장비의 국산화율은 아직 낮아 가격경쟁력 확보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액정표시장치를 제조하는 핵심 장비의 하나인 액정 패널에 액정을 주입하는 액정 적하 장치와 관련된 국내 업체의 특허출원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면서 완제품 액정표시장치의 가격경쟁력 확보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액정 패널에 액정을 주입하는 기존의 진공 주입 방법은 액정 패널이 대형화될수록 액정 주입 시간이 길어져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액정 적하 방법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한 방법으로, 진공 주입 방법을 이용하는 경우 액정 패널이 완성되기까지 24시간 이상 걸리는데 반해, 액정 적하 방법을 이용하면 패널의 크기와 무관하게 1시간 이내에 액정 주입을 마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액정 적하 방법에서는 총 사용될 양의 액정을 높은 정밀도로 고르고 넓게 떨어뜨리는(적하시키는)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데, 특허청(청장 김호원)에 따르면 이를 구현하려는 액정 적하 장치에 대한 특허출원이 2001년 이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특허출원 건수로 보면, 1990년에서 2000년에 이르기까지 11년 동안 겨우 6건에 불과하던 액정 적하 장치에 대한 특허출원이 2001년 한해에만 삼성전자는 4건, 엘지.필립스 엘시디(현, 엘지 디스플레이)는 2002년 무려 26건의 출원량을 보이는 등 2001~2002년 동안 모두 34건이 출원되었다. 그 후 탑 엔지니어링, 에이피 시스템 및 세이코 엡슨 등 출원인의 증가와 더불어 출원량도 2010년까지 모두 198건에 이르는 등 급속도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출원인별로는 총 198건 중 내국인 출원이 173건으로 전체의 87.4%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12.6%는 일본과 대만 출원이 차지하고 있어 내국인 출원이 외국인 출원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 이는 2001~2004년 국내 기업들이 액정 적하 장치의 국산화를 선언한 이후, 원천특허 취득을 포함한 연구투자 및 기술개발에 꾸준히 노력해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 출원은 탑 엔지니어링이 67건으로 가장 많은 출원을 하였고, 그 뒤를 이어 엘지.필립스 엘시디(엘지 디스플레이 포함 66건), 삼성전자(20건), 에이피 시스템(코닉 시스템 포함 15건)과 세메스(5건) 순으로 출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대해 외국인 출원은 세이코 엡슨(12건), 후지쯔(4건) 순으로 나타났다.
액정 적하 장치에 대한 특허출원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주요 이유는 첫째, 액정표시장치의 대표적 주자인 LCD-TV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액정 적하 방법 및 이를 구현하는 장치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고, 둘째, LCD-TV가 고화질화 될수록 액정을 더욱더 높은 정밀도로 적하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 셋째, 액정표시장치의 제조 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자 하는 업계의 치열한 노력이 특허출원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