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엔지니어란 이름으로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는 그들은 오직 노력과 최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 지난 33년간 용접업계에 종사하며 끊임없는 연구로 선진국의 용접관련 장치들을 국산화 해 우리 산업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주)조웰의 강윤배 연구소장이 있다.
그는 지난 ’73년 인하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국제전기기업(주) 변압기설계과에 입사해 ’77년 전철 전원용 단권변압기를 국산화하며 기술개발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또한 아크용접기에도 관심을 갖고 독학으로 공부하면서 ’74년 교류아크 용접기를 개발한 것을 동기로 ’78년 효성중공업(주)으로 전직해 미국의 용접기 제조회사 호바트와 기술 제휴를 맺어 용접기사업부를 이끌어 가기도 했다. 이후 ’87년 용접자동화에 관심이 가지면서 중소기업인 삼흥공업(주)으로 전직해 조선소 용접자동화기기인 자동용접용 소형 캐리지(carriage)를 개발했다. 또 자동차 차체조립에 관련된 용접기인 로봇 용접건용 변압기 국산화, 변압기 일체형 포터블 저항스폿 용접건 개발 등 무수한 개발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기술개발에도 원칙이 있다
이렇듯 지난 33년간 국내 용접기 산업 분야에 종사하며 다양한 관련 장치를 개발해 온 강윤배 연구소장은 국내 용접기술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에 기여했고, 용접기술을 기초로 하는 자동차 및 조선산업의 발전에도 초석을 쌓는 등 국내 산업계의 큰 빛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강 소장이 일궈 놓은 수많은 기술업적에는 나름의 개발 원칙이 있다고 해 눈길을 끈다.
둘째 원칙은 ‘시장의 수요에 맞도록 적기에 개발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 소장은 선진국들의 용접장비의 변천과정을 조사하고, 인버터 제어형 저항 스폿용접 제어장치에 대한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개발에 들어 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한 「기술혁신개발사업」으로 인정돼 지원금을 받았고, 올 1월에는‘인버터 제어형 저항 스폿용접 제어장치 개발’ 건으로 ‘개발 성공’판정을 받았다. 이 기술은 용접품질 개선에 대한 제품의 성능을 인정받아 국내 자동차 협력업체 등 일부 업체에 납품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조웰은 앞으로 매출 증대는 물론 연간 30억 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많은 시험을 거쳐 개선하고 신뢰성이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이 세번째 원칙이다. 이에 대한 좋은 사례는 산업자원부의 산업기술개발사업 중 공통핵심기술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난 ’04년 6월에 ‘개발성공’ 판정을 받은 ‘원주자동 GTA용접 시스템 개발’이다. 이 시스템의 개발초기, 아날로그 방식을 채택한 제어장치 부분은 외부 지원으로 완성돼, (주)조웰은 자체적인 기술분석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강 소장은 이대로 시스템이 상품화된다면 완벽한 기술지원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 제어부분까지 자체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한다. 그리고 결국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용한 디지털 방식의 제어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현재는 이를 내장한 원주자동 GTA용접 시스템을 시장에 내놓으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가고 있다.
기술인이여, 내 기술의 주인이 되라
인생의 절반을 용접기 개발에 고스란히 바친 강윤배 연구소장이 가장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선진 기술 모방에만 젖어 기초가 없는 절름발이 기술을 고수하는 국내 산업계의 현실이다.
강 소장은 과거 조선소에서 사용하던 용접장치를 국산화해 제품의 가격을 수입품 대비 절반으로 낮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기술에 자신감이 없던 현장 직원들은 익숙한 선진국의 제품만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 소장이 느낀 것은 제품의 우수성을 몰라주는데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기술 노예가 돼버린 국내 기술인의 의식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강 소장이 후진들을 향해 전하는 한결같은 말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발해 선진기술의 노예에서 벗어나라. 그리고 우리의 기술을 아끼고 지킬 줄 아는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것이다.
강 소장은 오늘의 국내 산업계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큰 문제로 그간 어렵게 터득한 기술을 쉽게 다른 나라에 주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과거에 우리는 선진국으로부터 도면 한 장 얻기가 어려웠었는데, 현재 국내 대기업은 해외공장을 세워놓고 중소기업이 만든 기술을 너무나 쉽게 외국에 공개해 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는 국내의 우수한 기술들을 볼 때마다 침통할 따름”이라고 그는 말한다.
현재 용접기술연구소의 책임자인 강 소장은 연구원들 간의 화합과, 연구개발에 전념하고 노력할 수 있는 연구실 분위기 조성을 가장 큰 가치로 여기고 있다. 물론, 주요 용접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기술과 경륜으로 연구원들을 지도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그의 몫임은 분명하다. 지금도 그는 현장실무에서 손을 놓지 않고 연구원들과 함께 왕성한 기술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각고의 노력들은 공식적인 수상 기록으로도 잘 나타난다. 지난해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으로부터 공로표창을 받은데 이어, 지난 8월에는 과학기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수여하는 ‘이달의 엔지니어상(중소기업부문)’을 수상했다.
기술개발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그 안에 녹아든 국가에 대한 애정, 그것이 오늘의 강윤배라는 성공한 기술인을 만들어낸 동력장치가 된 듯 하다. 그의 이야기가 우리 산업현장에서 금 줄기 같은 땀방울을 쏟아내는 아름다운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길 기대한다.
미디어다아라 전은경 기자(miin486@daa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