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상인, 고가 기계값‘덤터기 ’
“아이스크림기계 한달만 써봐라 해서 설치했는데 …”
충남 공주에서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는 오모씨는 지난 18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집에 있는 아이에게서 “법원에서 TV와 냉장고, 가구 등에 가압류 딱지를 붙이고 갔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 놀란 오씨는 이유를 확인해본 결과 지난 4월 분식집에 설치한 아이스크림 기계 회사 C사에서 ‘할부금을 납부하지 않는다’며 법원에 가압류 신청해 이날 집행관들이 가압류 딱지를 붙인 것이었다.
오씨는 곧바로 회사측에 항의를 했지만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했을 뿐이다. 경매를 중단시키려면 위약금을 물거나 기계를 구입하라”라는 말만 되풀이해서 들었다.
오씨처럼 아이스크림기계를 설치하고 피해를 입은 영세상인은 공주에만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C사 영업사원의 ‘1개월만 써 봐라’, ‘장사가 안 되면 그냥 가져가겠다’는 말만 믿고 기계를 설치했다가 700만-800여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기계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문제는 피해를 본 상인들이 모두 학교 앞이나 시장 등에서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영세 상인들로 고액의 기계를 일시불로 구입하기에는 어려운 여건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일부는 기계 때문에 점포문을 닫을 지경에 처해 있다.
상인들은 “회사측에서 영세 상인들이 계약조건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점을 악용해 사기판매를 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인심을 쓰는 것처럼 대하다 일단 설치를 하고 나서는 돌변하는 전형적인 판매수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아이스크림기계 판매회사 관계자는 “오씨가 기계설치 나흘 뒤 사지 않겠다고 해 그러면 안된다고 했는데 곧바로 소비자고발센터에 고발을 했다”며 “우리도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판매 초기단계부터 약관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해줬고 고발 이후에도 위약금(60만원)을 반환하는 수준에서 합의를 보려고 했다”며 “가압류 직전까지 중재를 했는데도 오씨가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