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최근 에어컨 주문량이 2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매년 여름이 되면 일명 '여름특수'를 노리는 종목들은 한창 바빠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특수를 노리는 종목들은 하나같이 소비재 산업일 뿐 제조산업 현장에서는 무더위는 곧 '비수기 돌입'과 같은 말이다. 그러나 더위가 진해질수록 더 바쁘게 기계를 생산하며 콧노래를 부르는 기업이 있으니 바로 제빙기 전문업체 (주)렛뎀(대표 강남영)이다.
주로 유럽계 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는 제빙기 업계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순수 국내 기업 렛뎀은 지난 10여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용제빙기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렛뎀의 전자동 디지털 제빙기인 '아이스매니저'는 브랜드명도 재밌지만 얼음 생산기술도 특이한 방식을 자랑하고 있는데, 강대표에 의하면 "물이 고여 있으면 죽는다"면서, "아이스매니저는 물이 흐르면서 결빙되는 구조로 설계돼 얼음이 신선하고 빙질이 좋다"고 밝혔다.
양면증발기 기술로 특허획득
여기서 얼음이 생성되는 과정을 크랙드 아이스 제품(IMC)을 기준으로 짧게 설명하면, 최초 깨끗한 스테인리스로 된 증발기에 물을 흘리다가 쿨(Cool) 가스로 우선 물을 얼리고, 이후 자체 기술력에 의한 급냉시스템으로 얼음을 과냉각 시킨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핫(Hot) 가스를 흘려 얼음을 해빙시키고 깨진 얼음을 저장고에 담는 방식이다. 아주 간단하면서도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방식의 제빙기라고 강대표는 밝혔다.
건설·수산업 적용분야 많아
다시 말해, 시멘트와 물이 혼합·반응해 생성되는 콘크리트는 시멘트의 높은 열을 낮추기 위해 시중 레미콘은 지하수를 활용했으나 지하수의 함유물질 문제와 불충분한 온도로 고강도 콘크리트 생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지하수 대신 온도 저감에 효과적인 얼음을 대신 사용하면서 제빙기 적용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수산물 가공업체에서도 아이스매니저의 크랙드형 제품은 인기가 높다. 기존 사각형 얼음의 경우 무게와 형태상의 문제로 디스플레이가 용이하지 못한 것에 반해, 크랙드형 얼음은 수산물에 주는 하중이 적고 형태가 자연스러워 보존 및 운반에도 큰 이점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얼음의 가운데가 뚫린 호라이스형은 얼음이 녹으면서 발생하는 빙열을 더 효과적으로 이용하도록 제작된 것이다. 빙열은 얼음이 녹으면서 발산되는데 얼음의 중앙이 뚫려 안쪽으로 빙열을 발산하기 때문에 대상물을 더욱 빨리 냉각하고 오랫동안 냉각상태로 유지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아이스매니저는 경제적인 제빙기로도 강점을 갖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내 최고의 급냉시스템으로 많은 얼음을 빠르게 생산할 뿐 아니라 국내 기술에 의한 개발로 외산 제빙기에 비해 약 20%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크랙드형 제품(IMC)의 경우 일일 생산량이 520∼11,000kg까지 가능하며, 호라이스형 제품(IMH)도 비슷한 486∼9,800kg까지 생산 가능하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 오존수 얼음
오존수는 살균 및 세척기능이 뛰어나 각종 환경설비는 물론 농수산물의 농약제거, 의료기기, 피부미용, 화초재배, 음용수 등으로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오존수 특성상 물 속 오존을 반응시키지 않고 내버려두게 되면 서서히 자기분해 되면서 20∼30분 경과 후에는 오존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오존수기를 통해 나온 오존수는 즉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강대표는 이런 오존수의 특성에 착안해 오존수 얼음 사업을 생각해 냈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오존수 생성장치는 설비 자체가 커 적용이 쉽지 않고, 오존수 특성상 장기간 보관도 쉽지 않다. 그러나 렛뎀의 급냉 기술로 오존수를 얼음으로 생산하면 일반 소비재시장에 다량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강대표의 이론이다. 현재 오존수 얼음 양산에 대한 식약청 등 국가 공식기관의 인증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계획대로라면 올 하반기에는 오존수 얼음을 공급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강대표는 "오존수 얼음에 대한 마케팅을 위해 우선적으로 피부미용숍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장얼굴을 세안할 경우 오존얼음을 사용하면 피부에 자극 없이 깨끗하게 세척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효과를 보고 고객이 선택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오존수 얼음에 대한 판매계약이 대형마트와 성사단계에 있다고 밝혀, 향후 일반가정에서도 오존수 얼음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렛뎀이 밝힌 올해 매출은 약 14억대에 불과하다. 아직 산업용제빙기 사업만을 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용제빙기도 아직 국내시장이 작기 때문에 얼음사용이 많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이 수요가 더 많다. 그러나 국내 제빙기 시장의 확대와 올 하반기를 계획으로 준비중인 오존수 얼음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년 내에 렛뎀의 연간매출을 800∼1,000억대로 계획하고 있다고 강대표는 자신했다.
고정태 기자 jt@kidd.co.kr
강 남 영 (주)렛뎀 대표
‘흐르는 물을 얼려라’
오존수 얼음, 빙정수기 하반기중 개발목표
렘뎀의 강남영 대표는 산업용 얼음, 특히 생선 등 수산물에 쓰이는 얼음은 식용만큼이나 깨끗하고 좋은 얼음을 써야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우리가 섭취하는 수산물을 더 신선하고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 강대표는 "고인 물은 죽은 것"이라는 개념으로, 흐르는 물을 얼리도록 설계한 아이스매니저의 기술을 높이 샀다. 기존의 얼음 생산방식은 물을 일정한 틀에 담아서 온도에 의해 얼리기 때문에 강대표의 의견대로라면 '죽은 얼음'인 것이다. 아이스매니저가 만드는 얼음은 그 신선도와 맛에서부터 다르다고 그는 덧붙여 설명했다.
이처럼 물에 대한 그리고 얼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강대표는 올 하반기 주력 사업으로 계획중인 오존수 얼음에 대해서도 무한한 사업성을 기대했다. "이제껏 살균·세척을 담당하던 염소 성분에 대한 유해성이 지적되면서 오존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아주 높다"고 말한 강대표는 "일반 가정에서도 얼음을 사서 쓰는 시대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렛뎀은 산업용제빙기부터 오존수 얼음까지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된 후, 마지막 또 한 장의 히든카드가 있다고 밝혔다. 그것은 바로 '빙정수기'이다.
"평생 필터가 필요 없는 빙정수기로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물을 공급하는 것이 렛뎀의 최종 목표"라고 그는 말했다.
● 산업제빙기 ‘아이스매니저’
얼려서 깨고 저장하는 전과정 자동으로 진행
또한 기존의 담수방식은 원료수를 용기에 담아 얼렸지만 자동제빙기는 물을 순환시켜 얼리므로 더욱 깨끗한 얼음을 얻을 수가 있다. 한 자리에서 해결되는 전자동 시스템은 설치장소가 담수식에 비해 월등히 작아 제조현장에 바로 설치가 가능하고 사용도 수월하다.
또 구조적으로는 물이 닿는 모든 부분을 스테인리스로 제작해 위생적이고 내구성을 높였으며, 국내 제작으로 많게는 90일이나 소요되는 외산 제품에 비해 최고 한 달 가량으로 납기일을 단축시켰다. 구체적인 제품사양은 다음 표와 같다.
(제빙기 기능이 설명된 사양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