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해외현지공장 생산계획 '차질'
철강업계, 해외진출 지연… 글로벌 장기공급 계획 수정 불가피
철강업계가 해외 진출의 잇따른 차질로 글로벌 장기공급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와 동국제강의 브라질 슬래브 공장 등이 당초 예상했던 생산 계획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가 글로벌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첫번째로 시작한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가 악재가 돌출되면서 급기야 생산이 1년 정도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최근 R S 팬디 인도 철강장관이 해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포스코 프로젝트는 다소간의 진전을 이뤄 나가고 있다"며 "생산은 2011년 말 경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가 추진하는 인도 오리사주 일관제철소 사업은 37억달러를 투자해 오는 2010년 400만t(슬래브 150만t, 열연코일 250만t)의 철강제품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포스코는 공장건설 지역의 현지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지면서 부지매입에 차질이 빚어져 당초 예정됐던 기간보다 6개월가량 연기했다.
최근 인도 프로젝트가 10월에 앞당겨질 수 있다는 보도에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계획대로 올해 안으로 부지매입을 끝내고 내년 초 공장 착공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년 초 착공하면 당초 계획대로 2010년 말에 준공가능하다"고 말했다.
인도 중앙정부의 최종 승인을 남겨둔 철광석 광권 확보건도 지난 6일에는 지방정부에게 광권 관련 서류가 불충분하다며 추가 서류 요청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인도 프로젝트 1단계 사업을 바탕으로 2016년까지 총 120억달러를 투자해 1200만t 규모의 생산력을 갖춘 일관제철소를 설립,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활용 계획의 일정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국제강도 브라질 슬래브 공장(쎄아라스틸)을 프로젝트 기간도 1년 7개월 늘렸다.
동국제강의 쎄아라스틸의 건설 계획은 지난 2005년에 시작해 오는 2008년까지 3년으로 예정됐으나 최근 2010년 7월로 기간이 연장됐다.
이는 브라질 국영 가스회사가 최근 국제 유가 및 가스 가격 상승을 이유로 동국제강과의 기존 계약을 깨고 가격인상을 재요구했기 때문이다.
쎄아라스틸은 동국제강이 2005년부터 브라질의 철광석 공급업체인 CVRD와 합작으로 브라질 현지에 건설 중인 슬래브 공장이다.
동국제강은 철광석 및 천연가스 등 원료가 풍부한 브라질 현지에서 쇳물을 직접 생산해 이 쇳물을 슬래브로 가공해 국내로 수입해 원료 구입 및 원자재를 동시에 해결할 계획이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가스 공급 계약이 재협상이 들어갔지만 당초 예정됐던 쎄아라스틸의 2010년 생산계획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현재 2009년 가동을 목표로 연산 150만t 규모의 당진 3후판 공장을 짓고 있는데 공장가동에 필요한 슬래브의 100만t을 쎄아라스틸에서 조달받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의 충남 당진 후판공장이 약 1년간 원자재 수급에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기업들이 중국 철강업체의 견제를 의식해 해외진출을 잇따라 발표했으나 예상치 못했던 현지 기업과 주민, 정부의 반대 등으로 생산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해외진 계획을 면밀히 검토하지 못한 결과로 장기적인 글로벌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