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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도리스 레싱, '페미니즘의 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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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도리스 레싱, '페미니즘의 기수'

기사입력 2007-10-12 09: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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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 레싱은 일련의 작품을 통해 가부장적 신화속에서 현대 여성의 혼돈과 자아성찰을 예리하면서도 따뜻하게 묘사한다.

도리스 레싱(88)은 현대여성의 삶을 묘파한 작가다.
대표작 ‘황금노트북’은 여성해방문학의 고전으로 불린다. 여주인공 안나 울프가 검은색, 황금색, 붉은색 등 색깔별 노트에 자신의 인생과 사상을 기록하는 내용이다. 가부장적 신화 속에서 진실된 삶을 추구하려는 울프를 통해 혼돈과 질서를 밝혀 나간다. 레싱은 페미니즘, 사회주의, 인종차별, 생명과학 등을 넘나들며 20세기 갖가지 현상을 다룬다.

이화여대 정덕애 교수는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방대한 세계를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노벨문학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섯째 아이’(민음사)를 번역한 정 교수가 이 책의 해제에서 밝힌 레싱의 작품세계를 따라가보자.


◇국내에 번역, 소개된 레싱의 작품들.

이란 땅인 페르시아의 케르만샤에서 영국인 부모 아래 태어난 레싱은 다섯 살 때 식구들과 솔즈베리에서 약 160㎞ 떨어진 농장으로 이주했다. 어린 도리스는 황량한 아프리카의 초지에서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 당시의 해방감은 여성에게 주어진 역할로부터 자유로웠던 어린 시절에 맛볼 수 있었던 것으로 평생 그의 사고에 독립성을 부여했다. 그의 소설이 대부분 사실주의적이지만 그 표면 아래 항상 깔려 있는 환상적 요소는 황야에서 보낸 그녀의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레싱의 방대한 작품세계를 요약하는 일은 어렵다. 그의 서술기법이나 소설 형태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성장소설, 모더니스트적 수법으로부터 우화, 설화, 로망스, 공상과학소설을 망라한다. 또 그의 관심사는 수피즘 같은 신비주의뿐 아니라 정신분석학, 마르크시즘, 실존주의, 사회생물학 같은 20세기의 주요한 지적 문제들을 모두 포함한다. 정 교수는 “이러한 다양한 소설에서 결론적으로 레싱이 전하는 한 가지 문제를 요약하자면 그것은 역시 글쓰기란 행위 자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 번역된 레싱의 작품은 민음사에서 출간한 ‘마사 퀘스트’ ‘런던 스케치’ ‘다섯째 아이’를 비롯해 ‘황금 노트북’(평민사) ‘생존자의 회고록’(황금가지) 등 10편이 넘는다.

등단 이후 철저할 만큼 페미니즘적 경향의 작품을 추구한 레싱의 국내 소개 작품들도 대부분 여성주의 색채가 짙다. 이 중 2003년 소개된 ‘런던 스케치’(민음사)는 카페나 병원, 지하철 등 일상적인 공간을 통해 런던 사람들의 삶을 예리하면서도 따뜻한 눈길로 그려낸 열 여덟 편의 단편으로 구성됐다. 임신한 채 가출한 소녀, 서로 깊은 골이 파인 모녀, 전 남편과 미묘한 관계에 빠진 여성 등을 통해 심리변화의 섬세한 결을 긴장감 있는 호흡으로 탁월하게 그려냈다. 이 외에도 사랑을 주제로 한 단편소설 모음집 ‘난 당신과 자지 않았어요’, 정신분열과 사회적 붕괴라는 주제를 다룬 ‘생존자의 회고록’ 작품 등이 눈에 띈다.

오는 22일 88세 생일을 맞는 레싱은 1943년과 1949년 두 번 이혼한 뒤 영국으로 이주했다. 레싱은 한때 영국 공산당에 몸담기도 했으나 1956년 헝가리혁명이 일어나자 당을 떠났다.

영국 런던 교외 햄스테드에서 거주하는 레싱은 dpa통신과 인터뷰에서 “유명해진 다음에는 사람들로부터 너무 많은 주목을 받는다”며 “눈길을 받지 못하는 좋은 작가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레싱의 수상에 따라 역대 노벨문학상을 받은 여성작가는 11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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