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투자 확대, 시장 친화적 선택' - 한신평
최근 철강회사들의 급격한 시설 투자 확대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투자 확대로 인해 공급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주장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6일 `도약의 기반인가? 공급과잉의 단초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유지 보수와 설비합리화 등 소극적인 투자는 세계 철강시장 호황과 글로벌 M&A에 의해 탄생되고 있는 거대 철강사들의 시장전략에 대응할 수 없다"며 "체질을 바꾸고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장기적인 생존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신평은 대형화를 넘어 거대화, 자동화를 통해 경쟁력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각국의 메이저 철강업체들이 M&A와 투자전략으로 국내 철강업계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철강사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고급제품과 고품질 제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설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원가 변동위험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상공정 부문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중국의 저품질·저가 제품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하공정 단계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상공정 단계의 증산 및 설비 투자 수준은 철강경기 호황 수혜와 원가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무리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박삼용 한신평 연구위원은 "작년말 기준으로 고로 생산량은 2629만톤, 전기로 생산량은 2214만톤인데 국내 시장 뿐 아니라 세계 시장의 성장성에 대응하기 위해 상공정 단계를 중심으로 투자를 실시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공정 단계를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의 고로 투자 및 후판 투자 시기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을 정도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고급화와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하공정업계에 대한 체질 변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삼용 연구위원은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2~3년 정도로 국내 철강사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며 "저급재 저품질 저부가가치 제품 시장에서 탈피해 중국의 철강제품과 경쟁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 생존전략"이라고 말했다.
수급측면에서 일부 품목을 제외, 단기간에 공급 우위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지난 2004년 이후 호황기를 지나 침체기로 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과 인도, 러시아, 중동 동남아 등 신흥개발국들이 급격하게 성장을 이루면서 2015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HR과 중후판의 경우 작년 기준으로 651만톤, 364만톤이 부족했는데 향후 몇 년동안 수요 증가가 지속돼 수급균형에 도달하기 힘들 것으로 봤다.
철근과 형강 등은 국내 건설경기 둔화에 따라 공급과잉이 예상됐으나 오일머니로 인한 건설붐이 일어난 중동과 브릭스 및 동유럽 신흥개발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급균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냉연 제품 등 하공정제 제품의 경우 건설과 기계 가전 등의 성장 둔화로 초과공급에 의한 수급뷸균형이 이뤄졌고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