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사재기' 공작기계 수출 '먹구름'
철판 주강 등 원자재 유통 물량축소… 제조사, 해외물량 채우기도 급급
공작기계산업의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자재 상승으로 경영부담 요인이 가중된 데다 일부 철강 유통업체들이 가격 인상 소식에 철판, 주강 등 원재료 사재기에 들어가 물량을 내놓지 않고 있어 해외 수주 물량도 채우기 어려운 실정이다.
3일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는 지난해 10월 이후 내수수주와 해외수출이 동반 상승하면서 지난 1월 공작기계 수주액이 22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3%, 전월 대비 18.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수출도 97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청이 발표한 지난해 공작기계수출 또한 18억2000만달러, 수입 13억5000만달러로 총 4억7000만달러의 무역흑자를 올렸다. 그러나 세계 철강업계 메이저업체들이 오는 4월부터 철광석 가격을 65% 인상하기로 합의해 철강제품 가격의 연쇄인상이 예고되면서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작기계업체들은 원자재 구매시 웃돈을 주거나 아예 철판 수급이 어려워 수주 물량도 채우기 힘든 실정이다.
선 주문 형태인 수주 계약들 모두가 지난해 이뤄져 원자재가 폭등으로 계약을 파기할 수도 없고 수주 물량을 맞추자니 원가비용이 40∼50% 이상 높게 들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경남 창원의 한 공작기계업체 사장은 “그동안 비축해 온 원자재가 있어 그나마 수주 단가를 맞출수 있지만 앞으로가 더욱 문제”라며 “지금은 해외 수주가 들어와도 선뜻 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머신마켓 공작기계업체 관계자도 “강재가격이 지난해 연평균 30% 인상된 데 이어 불과 2∼3개월 만에 또 다시 30% 이상 인상됐다”며 “철판소요량이 보다 많은 프레스 등 대형기계 제조업체들의 경우 가격인상은 물론 수급조차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은 더하다”고 호소했다.
공작기계협회도 이러한 총체적인 요인으로 인해 그동안 수출 효자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공작기계 수출을 2월 이후 10∼20% 역신장을 예상했다.
공작기계협회 박희철 기획본부 이사는 “철광석이 오른다는 소식에 현재 철강 유통업체들의 제품 판매 가격도 제각기 달라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조기안정 수습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현재 공작기계의 주요 수출국은 유럽(40%),중국(33%), 미국(15%) 등으로 최근 들어 인도, 터키를 중심으로 신흥국가들의 성장세도 뚜렷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