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65%, 환리스크 대책 ‘무방비’…“적정환율 1천원”
달러강세 지속 전망…연내 기준금리 인하 필요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65% 정도는 환리스크 관리대책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적정 환율수준을 1천원 안팎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최근 전국의 제조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환율ㆍ금리불안에 따른 기업애로와 정책과제’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중 46.1%가 적정한 환율수준으로 ‘991~1,030원’을 꼽았다.
다음으로 ‘950~990원’(22.4%), ‘1,031~1,060원’ (16.1%), ‘1,061~1,100원 미만’(7.9%), ‘1,100원 이상’(7.5%)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달러강세 현상의 지속성 여부에 대해 72.2%가 ‘지속될 것’으로 응답했고, 올 연말 환율 전망치를 묻는 질문에는 76.9%의 기업이 ‘1,050원 이상’일 것으로 답했다.
특히, 조사대상 기업들의 65.4%는 환리스크 관리대책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중소기업은 무려 74.9%가 ‘수립 못했다’고 답해 대기업의 45.3%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최근 환율상승이 수출에는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업(85.2%)들은 환율상승에 따라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비슷하거나 늘어났다고 응답했으며, 수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14.8%에 불과했다.
환율정책은 ‘원칙적으로 시장에 맡기되 급변시 개입’(58.2%)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응답업체 10곳 중 9곳이 현재 대출금리 수준이 ‘높다’(89.3%)고 응답했으며 금리상승 속도 역시 ‘빠르다’(83.2%)고 지적해, 기업이 환율 뿐 아니라 금리에 대한 부담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응답업체의 77.6%가 ‘연내 기준금리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적정한 시중 금리수준으로 59.1%가 ‘5~6%’를 꼽았다. 다음으로 ‘6~7%’(19.9%), ‘4~5%’(19.6%) 등을 꼽았다.
기업들의 66.4%는 ‘기준금리 추가인상시 설비투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미국 금융시장의 위기가 확산되면서 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투자와 수출이 위축되는 등 우리의 실물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환율과 금리의 안정적 운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