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값 인상, 건설업계 크게 '반발'
20일 철강사 상대 규탄대회 개최… 정부 참여하는 범 협의체 구성
철강업체들이 이달초 철근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건설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특히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철강사들의 폭리를 이대로 두고볼 수 없다"며 집단 행동을 취하기로 해 철근값 인상을 둘러싸고 건설사와 철강사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철근 공급업체인 현대제철은 지난 5일자로 철근 가격의 할인폭을 t당 3만원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가격을 인상했고, 동국제강과 한국철강, YK스틸 등 주요 제강사들도 같은 할인폭 축소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고장력 10mm 철근의 경우 t당 계약단가가 올 1월 76만1천원에서 2월 현재 79만1천원으로 3.9% 상승했다.
철강사들은 "철근의 주요 원자재인 수입 고철가격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고, 철근 수요 축소에 따른 감산으로 고정비가 늘어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철강사들이 철근값을 올려 지나친 폭리를 취하면서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처한 건설사 입장은 고려치 않은 일방적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는 자체 분석 결과 고철값과 환율, 조강비, 운반비, 적정 이윤 등을 감안한 적정 철근값은 현재 시세보다 22만1천원 싼 t당(고장력 10mm 기준) 57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자회에 따르면 국내 고철값은 지난해 6-7월 t당 70만원까지 올랐다가 8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12월에는 18만원까지 74% 급락했다.
반면 철근값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t당 103만1천원을 유지했고, 지난해 말 76만1천원으로 고점대비 26.2%(27만원) 인하하는데 그쳤다.
건설사들은 원재료인 고철가격 인하폭은 철근값에 거의 반영하지 않다가 최근 고철값이 소폭 상승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상도의에도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건자회 이정훈 회장은 "제강사들이 가격을 t당 79만1천원으로 올린다면 t당 22만1천원, 지난해 총 사용량(1천80만t) 대비 연간 2조3천86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는 꼴"이라며 "제강사들의 횡포로 빈사상태에 빠진 건설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사들은 이에 따라 오는 20일 중구 정동사거리에서 건자회 회원 33개사를 포함한 100대 건설사 자재직 담당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강사의 철근값 인상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건설업계는 이 자리에서 ▲ 정부, 건설사, 제강사가 참여하는 범 협의체를 구성해 철근 가격을 조절하고 ▲ 원재료 가격 변화에 따른 적정 가격을 책정해줄 것 ▲ 인위적 철근 감산을 줄이고 ▲ 유통상들의 매점매석을 차단할 것 등을 정부와 제강사에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