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종합기계상가에서 10여년째 각종 중고기계(유휴 생산설비)를 거래하며 소비자로 하여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공작기계나라를 찾아가 보았다.
공작기계나라는 유휴 생산설비 매각, 공장 철거 등 기계 설비를 고가에 매입해 보유한 기계 및 설비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데 보다 경제적인 가격에 적절한 기계를 판매하며 중고기계 수리 및 설치 AS를 수행하고 있다.
중고기계 품질과 가격, 소비자 중심 맞춤 전략
주로 거래되는 품목으로는 선반ㆍ밀링ㆍ연마기ㆍ범용장비 등과 분쇄기ㆍ파쇄기ㆍ보링기와 같은 특수 장비를 망라한 중고기계를 취급하고 있다.
1970년대에 생산된 중고기계일지라도 선진국의 기술력이 접목됐기에 찾는 고객이 많다는 게 공작기계나라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공작기계나라는 세계 곳곳에 있는 중고기계를 좋은 품질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공급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베트남, 중국 등지와 개성공단에 중고기계를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공작기계나라는 여타의 업체와 마찬가지로 중고기계 개조·수리 및 시운전은 물론 철저한 A/S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
이곳에서 제품 판매와 A/S를 담당하고 있는 신창호 이사는 “수많은 중고기계 업체 중에서도 공작기계나라만의 차별화된 경영 노하우는 중고기계의 품질과 가격을 철저히 소비자 중심으로 맞춘 것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 이사는 “특히 중고기계의 완벽한 개조·수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중고기계는 고객들이 직접 눈으로 본 뒤에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용이라는 것은 한 번 쌓기는 힘들지만 무너지는 것은 하루아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동네 슈퍼마켓처럼 단순히 물건만 팔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사용 가능 여부를 솔직하게 조언하고 있다”면서 “이곳에서 거래되는 기계들의 특성상 길게는 몇 년까지 제품관리와 고객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작기계나라에서는 중고기계 위탁 매매도 병행하는데 타 업체의 기계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설명하고, 작동 원리 등을 소개하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신 이사는 “기계장사는 혼자서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며 “나한테 없는 물건은 다른 업체에서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많은데, 이를 잘 소개시켜주면 업체간의 네트워크가 활성화돼서 서로 윈윈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원칙, 소비자가 원해도 사용 목적에 맞지 않으면 팔지 않아
공작기계나라는 영업과 마케팅을 위해 전국 각지를 돌며 제품구매와 판매에 힘쓰고 있는데, 묵중한 기계 장비를 다루는 이들을 만나다 보니 초기에는 업체들과 거래를 트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이에 대해 신 이사는 “기계밥 먹는 사람들이 고집이 세고, 성격이 괄괄해서 어지간해서 친해지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만나고, 속내를 털어 놓고 거래를 하기 시작하면 변함없는 쇳덩어리처럼 둘도 없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사업에 뛰어들었을 당시만 해도 주위에서 ‘5년 동안은 손해 볼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을 이제야 실감한다고 한다.
지금은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문제가 있는지 연식이 어떻게 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의 노하우가 생겼지만, 일전에는 제대로 된 물건(중고기계)을 보는 눈을 익히지 못한 채 중고기계를 매입해 수 천 만원의 손해를 감수한 적도 있다고 한다.
반면에 2년 전에는 지금까지 중고기계 거래를 하면서 터득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른바 ‘대박’을 터트린 일이 있었다.
충북 제천시에 위치한 대원과학대에서 중고 매물로 실습기자재를 내놓았는데, 대학교에서 사용한 기자재는 성능이 좋기 때문에 수많은 업체들이 낙찰경쟁에 뛰어 들었다고 한다.
이에 공작기계나라도 십 여 차례의 견적서 제출과 학교 문턱이 닳도록 담당자와의 만나 기자재에 대한 구입의사를 끈질기게 설명하고 설득해 만족할 만한 가격에 낙찰을 받을 수 있었다.
공작기계나라는 10여 년 동안 변함없이 지켜 온 독특한 판매 방법이 있다. 바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라 할지라도 사용 목적에 맞지 않는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백여 만 원 안팎의 저렴한 장비들을 단순히 판매자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식의 판매는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상술’일 뿐이라는 것이다.
종류를 가늠 할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기계부품과 설비들의 ‘모체(母體)’가 되는 장비인 만큼 소비자를 대할 때 ‘사용자에게 적합한 장비인지, 기계작동이나 오작동 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지 설명하는 것’이 공작기계나라가 창업 이래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는 원칙이다.
신창호 이사는 “작년에 비해 올해 중고기계 거래량이 70%가량 줄었을 정도로 이쪽 분야 경기가 얼어붙었다”며 “그나마 거래되는 기계도 백 여 만원의 저렴한 물품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그는 “어려운 때일수록 이 시기를 길게 보고 버티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지금은 현상 유지를 하면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거래를 해 왔던 고객관리를 하는 것이 마케팅 전략”이라고 밝혔다.
유휴 생산설비 판매 위한 가교역할
현재 국내 경기 위축과 생산라인 해외 이전 등으로 그동안 국내기업들이 과다 구축한 생산설비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채 폐업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생산설비업체 관계자는 생산라인 축소 등으로 인한 유휴 생산설비가 4조원가량 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신규사업자나 동종업체들은 저비용으로 생산설비를 갖추고 싶어도 정보 부재 때문에 구매에 어려움이 많아 매각ㆍ매수의 원활한 유통구조가 제도화되지 못해 양질의 유휴 생산설비들이 사장되거나 고철로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유휴 생산설비를 적절한 가격에 매입해 이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며 중고기계시장에서 판매자와 소비자간 가교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공작기계나라의 앞날이 주목된다.
현재 공작기계나라에서 보유하고 있는 중고 기계 품목은 △화천평면연마기(82년식, 560만) △화천복합밀링(86년식, 550만) △탁상용 소형밀링(93년식, 160만) △6인치CNC선반(87년식, 600만) △수직보링머신(82년식, 950만) △통일선반(88년식, 340만) △집진기(04년식, 250만)이 있다.
자세한 상담 및 문의는 02)2672-9043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