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산업, 눈덩이처럼 시장 커진다
성장잠재력 풍부…작년 9.6% 성장한 462억달러 해외수주
‘Engineering News-Record(ENR)’가 발표한 세계 각국 상위 225개 업체에 포함된 국내 13개 업체의 공종별 매출액과 점유율 동향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액의 56.18%가 산업 및 석유화학 플랜트 관련 프로젝트로부터 발생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부동산경기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는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중견업체들도 주택사업의 대안으로 플랜트사업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간 연계효과, 산업고도화, 고부가가치’ 강점
플랜트 건설은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설계를 비롯하여 공사관리, 엔지니어링, 기계장치의 제조 및 설치, 시설의 시공 등 핵심 분야의 다각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다양한 기술집단의 통합이 필수적인 기술집약적 산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복잡한 공정의 플랜트를 제작,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획능력과 기술력, 자본력, 사업관리능력, 프로젝트 수행경험을 가진 일부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으며 후발기업의 시장진입이 용이하지 않은 특성이 있다.
플랜트산업은 비양산형, 비범용적인 제품을 요구하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지는 주문생산시스템이며, 비슷한 제품일지라도 동일한 시방서에 의해 생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플랜트 건설은 설치되는 장소의 지리적, 사회적 환경에 완전하게 부합되어야 하며, 기후 및 지리적 제조건과 사회적인 조건 등이 시스템 설계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따라서,특정 플랜트를 자연적, 지리적, 사회적 조건이 다른 타지역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세계시장 7천억달러, 2015년 1조달러 넘어설 듯
세계 플랜트시장 규모는 연간 약 7천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며, 국제유가동향과 BRICs의 경제성장 및 자원확보를 둘러싼 경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2015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ngineering News-Record(ENR)가 발표한 세계 상위 225개 업체의 공종별 매출액과 점유율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간 교통시설, 일반건축, 산업 및 석유화학 플랜트부문이 주요 사업분야로 나타났다.
산업 및 석유화학 플랜트부문은 2008년 1,138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이들 업체 매출액의 29.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09년 ENR이 선정한 세계 225대 업체에 한국업체로는 13개 건설사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13개 건설사는 2008년 114억 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매출액은 대부분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 편중되어 있는 가운데, 2008년 중동 지역의 경우 전년대비 46.97%의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주요 해외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의 매출액도 크게 상승해 매출비중이 확대되었다.
국내플랜트 기업, 작년 역대최대 462억달러 해외수주
국내 플랜트부문과 해외 플랜트부문으로 나누어 보면, 최근 몇 년간 해외 플랜트 부문의 수주가 급증했다.
국내 부문의 경우 중소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나 턴키공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공사는 대형 건설사들에 의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최근 국내 플랜트부문의 발주물량이 한계에 봉착한 데다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적인 향상으로 대형업체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이며, 몇몇 중소업체들도 해외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2003년 64억달러에 불과했던 해외 플랜트부문의 수주물량은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9.6% 증가한 462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을 견인했다. 2008년의 462억달러는 사상 최대 해외 플랜트 수주액으로서 이러한 수주증가의 배경에는 유가상승에 힘입은 중동 산유국들의 인프라 투자확대와 심해저시추선 등 해양 플랜트 건설, 오일&가스 프로젝트의 발주 증가 등이 있다.
2009년 들어 6월까지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전년동기 대비 67.3% 감소한 74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유가하락에 따른 투자가용자금 감소로 주요 산유국들이 플랜트 발주를 연기하거나 원자재가격 하락 추세를 발주금액 책정에 반영하기 위해 입찰을 지연시기도 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발주처의 자금조달상의 난점 등으로 발주물량이 감소한 데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30억달러 규모의 수단 정유프로젝트가 연기되었으며, 17억불 규모의 쿠웨이트 KOC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취소되기도 했다.
2008년 국내업체들의 지역별 해외수주실적을 보면, 중동지역에서 고유가에 힘입은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오일&가스, 석유화학, 정유시설 등 산업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함에 따라 200억달러를 수주해 전년대비 63.2%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북미지역에서는 자원개발 경쟁에 따른 해저시추선 등 해양 플랜트 수주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222%의 증가하는 개가를 이루기도 했다.
플랜트 시장 성장에 따라 지난해 엔지니어링 업체수 증가
2008년 엔지니어링 업체수는 전년대비 8.19% 증가하였는데, 이는 플랜트 시장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플랜트 엔지니어링 시장은 발주자의 주문에 따라 생산이 이루어지는 산업의 특성상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과점적 시장구조를 띄고 있으며, 국내의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SK건설, 두산중공업 등이 있다.
2009년 들어 국내 대형사가 수주한 대표적인 해외 프로젝트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알제리에서 수주한 스키다 정유플랜트와 한국전력공사의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중유화력발전소, 현대건설의 UAE IGD 프로젝트 등이 있다.
올 하반기부터 플랜트 수주금액 회복세 뚜렷
2009년 상반기 플랜트산업은 세계경기침체로 인해 중동지역 및 아시아지역의 수주가 감소하면서 최근 몇 년간의 걸친 성장세가 반전되어 해외 플랜트 수주실적이 전년동기대비 67.3%나 감소했다.
그러나 3분기 이후 경기 회복세에 따른 발주물량 증가와 정부의 지원 등에 힘입어 2009년 하반기 수주금액은 회복세가 뚜렷이 나타날 전망이다. 최근 유가가 상승하고 있고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발주시기를 미루어왔던 프로젝트들의 발주가 진행되기 시작함에 따라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해외건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 시장 역시 인프라 중심의 경기부양책 가동으로 수주금액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3분기 이후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수주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추진이 보류되고 있는 석유화학 및 전력부문의 대형 플랜트 공사의 발주 여부가 수주금액 증가 수준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업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형 유망 프로젝트로는 UAE의 Ruwais 정제공장 확장(80억달러), 카자흐스탄의 석탄화력(2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의 쿠라야 복합화력(10억달러) 등이 있다.
한국 업체들의 해외플랜트 수주는 주력시장인 중동지역의 경기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반등하고 있어 중동지역 발주처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으며, 급락한 시멘트 및 철강제품 등 건자재 가격이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추가하락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하에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우디, 이란, 알제리, 앙골라 등의 중동, 아프리카 산유국들과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 주요국들을 대상으로 한국 업체들의 수주활동이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건설업체의 플랜트시장 진출 바람직
주택부문에 대한 높은 영업의존도로 인해 국내 건설업계는 부동산 경기의 침체를 겪고 있는 지난 2년간 어려운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업계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라도 고부가가치 산업인 플랜트 부문의 육성과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다. 기술집약적인 산업특성상 중견 건설업체들의 시장진입이 쉽지는 않겠지만, 적극적인 투자와 경험축적을 통해 장기적으로 그 과실을 향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견업체들의 플랜트부문 시장진출은 건설업계의 건전한 발전과 국가경제의 내실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정부지원이 요구되는데 필수적인데, 업계의 지속적인 건의를 반영하여 얼마 전 지식경제부 내에 플랜트팀을 신설한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일단 플랜트산업의 육성을 위해 한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은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지원이 이루어질 밖에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중견업체들에 그 혜택이 충분히 돌아갈 수 정책적 지원시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국내 플랜트산업의 경쟁력 제고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업계의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렇게 해야만 향후에도 성장전망이 밝은 해외 플랜트시장에서 정부와 업계의 상호협력을 통해 국내 업체들이 큰 손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강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