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계산업, 수주 실적 증가에도 '울상'
도요타 사태, 전체 기계산업에 악재로 작용, 장기전망 '불투명'
일본 기계 산업이 지난해 12월 20% 증가한 수주실적을 올렸지만 도요타 리콜 사태로 인해향후 긍정적인 전망이 불투명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내각은 최근 지난해 12월 기계수주가 전달대비 20% 증가, 전문가들이 예상한 8%를 크게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수주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연초 미국에서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기업의 리콜 사태가 잇따라 향후 시장 전망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지난해 12월 기계주문 규모는 7,512억엔으로 집계가 시작된 1987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6,253억엔을 크게 상회했으며, 특히 고급 기계 수요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에서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회복세는 전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외부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기계의 수출 증가세에 비해 수입은 지난해 12월 6% 하락해 감소세를 유지, 4개월 연속 경상 수지 흑자를 기록해 경상 수지 흑자 9,080억엔, 무역수지흑자 6,312억엔을 기록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일본기계제조업은 지난해 말까지 8개월 연속 2%대의 성장을 보였고, 12월 산업 생산은 전년대비 5.3% 늘어났으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3월 마감되는 2009회계연도 4분기 기계주문이 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은행 관계자는 “해외 시장이 더 나은 경제적 상황을 맞고 있어 중장기적 기업 투자에 따른 실적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12월 실업률 5.1%를 기록한 노동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적정한 가계 지출은 일본 경계를 위기로 몰아놓고 있는 디플레이션 현상 해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계주문 회복이 당장 일본 기업의 안정적인 자본 투자를 이끌기는 힘들어 보인다.
와타나베 히로시 다이와인스티튜트의 경제전문가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한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확대하면서 오는 2분기부터는 기업 투자가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 같은 투자는 노후화된 설비를 대체하는 수준으로 생산 능력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기업의 대량 리콜 사태에 따른 신뢰도 하락도 일본 기계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 자동차가 연간 전체 생산량과 맞먹는 800만대에 달하는 대량 리콜을 실시해 ‘메이드 인 제팬’ 상품 전체에 대한 불신을 가져올까 걱정된다”며 “제품판매 감소에 따른 부품수요도 크게 줄 것으로 전망, 일본 기계 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