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데일리 최아름기자] 최근 골프회원권 시장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회원권 값이 30% 이상 더 떨어진다는 분석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한국의 골프인구는 정점에 달했는데 골프장수는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억 원대 이상 ‘황제 회원권’들이 반 토막 나면서 하락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연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1999년 10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골프를 대중화시키겠다고 선언하면서 접대문화가 술 위주에서 골프비즈니스로 바뀌었고, 눈치 보면서 치던 공무원도 떳떳하게 필드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덕에 국내 골프산업은 침체기를 벗어나 호황기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회원권 가격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 국내 골프회원권 시장은 상승세를 뒤로하고 하락기에 진입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회원권에 많은 거품이 끼어있었으며, 골프장수가 급증하면서 회원권 없이도 플레이하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 수는 군 골프장을 포함하여 369개며, 120개의 골프장이 건설공가에 진행 중에 있다. 여기에 230개 골프장의 인·허가가 추진된다. 이들 골프장이 모두 완공되면 올해 초 예상했던 400개 골프장을 훨씬 넘어선 700개가 넘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사정 악화 등으로 공사 일정이 미뤄진 곳이 많지만 매년 새로 개장하는 골프장은 30~40개에 달한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몇 년 후 전국에서 558개 골프장이 문을 열며, 국내 골프인구를 감안한 적정 골프장수인 450~550개를 상회한다. 또한 골프인구 역시 내후년이면 최고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골프 선진국의 예를 볼 때 레저와 스포츠가 복합된 다양한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신규 골프인구 유입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은 이유는 한 라운드당 그린피가 최소 15만원이상 들면서 이동시간까지 최소 5~6시간 소요되기 때문에 이미 스피드를 즐기는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골프회원권 가격이 분양가보다 하락하면서 지방 곳곳에선 이미 입회금 반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골프장들은 회원권 입회금을 공사비,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즉시 돌려주지 못하며, 제주도를 비롯해 영·호남권 일대 골프장 중에선 각종 소송에 휘말려 워크아웃에 들어간 곳도 있다.
국내의 이와 같은 문제점은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서 이미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일본을 교훈삼아 무분별한 골프장 개발을 경계해야 하며, 인력감축, 비용 삭감 등 경영 슬림화, 스파·호텔 등 시설을 확충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 등을 모색해야한다.
일본골프회원권=국내골프회원권?!
일본은 골프 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이다. 부킹이 쉬우며 그린피가 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프장 업주에게 지옥 같은 나라가 또한 일본이다. 아무리 경영을 잘해봐야 본전을 뽑기 어려운데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도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운영 중인 2,442개 중 무려 700여 개에 이르는 골프장이 부도 또는 도산으로 외국자본에 넘어갔거나 경영주가 바뀌었다. 실제 부도 또는 도산한 골프장 중 240개는 미국계 자본이 인수했고, 28개는 한국자본이 인수했다.
이와 같은 일본의 사례가 이제 남의 나라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단기적으로는 여성 골퍼가 증가하고 있으며, 꾸준히 유입되는 30대 젊은 층 등으로 인해 적어도 앞으로 수년간은 일본과 같은 급격한 골프 시장의 붕괴는 예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길게 보면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골프 시장은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과거 회원권 값이 10억을 넘던 초고가 골프코스에서 회원 추천으로 비회원끼리의 주말 플레이가 가능하게 된 곳도 있다. 이는 그만큼 손님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주중에는 그린피 30%를 할인해주는 골프코스가 있는가 하며, 신규 분양하는 골프코스에서는 회원 1인에 한해서 평생 그린피 면제라는 특전을 부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일본골프장과 국내골프장에도 차이점은 있다. 우리나라는 골프장 이용객에게 특별소비세와 체육진흥기금을 부과하여 국가 세입으로 거둬들이고 있지만 일본은 골프장 이용 세를 부과해 지방자치단체의 세입으로 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중앙정부가 골프장 정책에 전혀 개입하는 일이 없지만 한국은 정부가 오히려 골프장 규제를 완화하여 개발을 부추기고 있는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가족과 함께 골프장에서 논다?!
머지않아 수요에 비해 너무 많은 골프장이 지어졌기 때문에 한국골프장도 일본골프장과 마찬가지로 불황의 위기에 놓여있다. 이에 일본은 경제 산업성이 나서서 골프대회를 열고 있으며, 골프 활성화 위원회를 만들어 각종 이벤트도 하고 있다. 또한 한 골프장은 매년 4월 초 벚꽃이 만개하는 날과 7월말 어린아이들의 방학 때 하루 동안 필드를 시민에게 개방한다. 시민들은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벚꽃을 감상하고, 아이들은 넓은 페어웨이에서 잔디썰매를 즐긴다. 또 겨울철에 눈이 오면 골프장 인근의 모든 유치원에 전화를 걸어 눈썰매를 타러오도록 한다.
또 다른 골프장은 골프를 치는 고객 외에 입장할 수 없는 한국골프장과는 달리 일본 골프장은 가족 동반을 허용한다. 일본 역시 예전에는 아이들 입장은 물론 플레이도 못하게 하였지만 그것이 골프인구 증가를 가로막은 요인이라 생각하고, 안전사고의 우려 때문에 소정의 보험료를 받으면 가족이 함께 와서 구경하고 노는 것도 가능하다. 이제 국내 골프장도 이와 같은 이벤트와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곳곳의 골프장에서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정도이다. 또한 여전히 비싸기만 한 그린피는 다양한 스포츠의 유입으로 20~30대 골프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그렇기에 개성이 강한 젊은 층을 위한 새로운 운영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또한 코스레이아웃도 중요하다. 골퍼들이 잦은 해외여행을 통해 빼어난 코스를 접할 기회가 많아진데다가 비거리는 물론 실력도 향상되면서 전략적이고 어려운 코스를 선호한다. 그렇기에 코스 리노베이션도 중요하며,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경기 보조원 및 직원들의 서비스가 아닌 코스의 잔디 관리, 경기 운영의 원활함 등 서비스에 대한 요구 사항이 폭넓어졌다. 즉 골프들은 골프장에서 특급 호텔과 백화점급의 서비스가 요구된다. 특별한 서비스는 골프장을 선택함에 있어 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옥석을 가릴 안목을 갖춰야 한다!
회원권 시장이 이미 바닥가지 떨어졌고, 그에 따른 해결책이 하루빨리 필요한 시점이지만 많은 회원가 전문가들은 오히려 지금이 회원권 구입의 적기라고 한다. 또한 이미 인기종목 및 호재성 종목 위주로 서서히 반등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무턱대고 회원권을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수많은 회원권에 숨은 진주를 찾을 수 있는 선구안을 갖춰야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골프장의 경영 마인드에 따라 시세도 좌우된다. 오너나 운영 주체의 골프장에 대한 철학 등도 파악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프장의 운영방법, 시설변화 등에 따라 회원권 시세 등락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내부요인 가운데 핵심적인 요소가 골프장 CEO의 경영마인드다. 골프장 자체만으로 투자메리트가 있다고 하더라도 회원제 골프장의 핵심은 언제나 사업자와 회원 간의 신뢰가 기본이다. 만일 지나치게 사업적인 마인드로 골프장을 경영하는 오너라면 신중히 접근해야한다.
두 번째로는 실제 거리보다 도착 시간대가 짧은 곳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국내 골프인구의 약 70%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다. 이 때문에 골프회원권도 서울에서 얼마나 가까운 곳에 있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즉 골프장을 구매하려고 마음먹었다면 골프장까지 가는 거리와 시간 등 접근성을 따져봐야 한다. 특히 회원권을 투자의 목적으로 산다면 골프장 주변 상황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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