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조선산업 다시한번 '재도약'-下
아시아 중심, 개발도상국 고속성장 전망
2010년도 국내 조선산업의 수주량은 전년 대비 380% 증가한 1,180만 CGT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2009년에 비하면 대단히 양호한 수준이나 한국 조선산업의 추정건조능력이 약 1,700만 CGT임을 고려하면 침체기 수준을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11월까지의 수주량은 전년동기 대비 706.3% 증가한 1,065만 CGT를 기록하였고, 하반기 수주량은 연말에 다가갈수록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주 내용 면에서는 고부가선박인 컨테이너선이나 LNG선의 비중이 낮고 벌크선의 비중이 높아 수주량에 비하여 내실 있는 수주는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 신조선 시장의 움직임으로 인하여 불가피한 면이 있기 때문으로 특히 상반기에 벌크선 시장이 호전되면서 수주할 수 있었던 선종이 사실상 벌크선으로 제한되었다.
국내 대형 조선소의 주력 선박인 대형 컨테이너선은 금융위기 이후 수주량이 전무하였다가 하반기에 수주가 재개되었다.
이는 국내 조선산업으로서는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으며, 컨테이너선 물량 중 대부분이 하반기에 수주되었다. 2010년에 LNG선의 수주가 2년 만에 재개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고부가 선박들의 수주량이 많지 않고 시장 상황도 다소 불투명한 점은 불안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중국의 조선산업은 2010년 11월까지 한국보다 약 31% 많은 1,365만 CGT를 수주한 것으로 Clarkson은 집계하고 있다.
양국의 분기별 수주량을 비교하면 금융위기 이전까지 한국의 우위가 지속되었으나 금융위기 직후부터 중국이 역전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해운산업을 기반으로 풍부한 내수 물량과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적극적 금융지원에 기인한다.
금융위기 이후에 유럽의 재정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유럽의 은행들이 선박금융의 비중을 낮추는 등 선박금융의 경색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금융 제공은 조선소의 수주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선주들마저도 신조선에 필요한 선박금융을 유럽에서 조달하지 못하고 아시아에서 조달하려 하고 있어 금융경쟁력에 의한 중국의 우위는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심지어 국내 조선소와 협상 중인 유럽 선주의 물량을 중국이 금융제공을 대가로 중국 조선소로 유치하는 사례들이 빈번한 것으로 조선업계 내에서 알려져 있다.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품질 면에서 차이가 커서 한국 조선산업은 여전히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산업경쟁력인 금융 지원에서 밀려 한국 조선소들이 중국에 물량을 빼앗기는 상황에 대하여는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선박금융을 제공하는 주요 국책은행에 대한 증자, 리스크 관리규제의 완화, 선박금융을 제공하는 국내 은행들 간의 제휴 등 근본적인 처방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12월 초 기준 국내 조선산업의 수주잔량은 연초 대비 14.8% 감소한 4,570만 CGT 수준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국내 조선소의 건조능력을 감안할 때 약 2.8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조선산업도 건조량에 비하여 수주량이 크게 부족하여 수주잔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0년 10월에 IMF는 2011년에 세계 실질경제성장률이 전년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진국은 실업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경제 회복이 조정단계를 거치게 되는 반면, 아시아를 위시한 개발도상국은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실질경제성장률은 2010년 4.77%에서 2011년 4.22%로, 선진국의 성장률은 2010년 2.71%에서 2011년 2.17%로 각각 둔화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다만, 2010년 재정위기를 겪은 유럽연합의 실질경제성장률은 2010년 1.65%에서 2011년 1.70%로 소폭 상승하고,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은 2011년에도 고속성장을 지속하겠으나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올해 세계 조선산업은 경제회복 둔화의 영향, 유럽의 재정위기 불확실성 등 경제적 불안 요인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경
제적 불확실성보다 더 큰 문제는 선복량 과잉 문제의 심화 가능성이다. 선복량 과잉문제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으나 해운 시장의 거의 전 부문에 걸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에 이어 2011년에도 많은 신조 선박들이 해운시장에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벌크선 해운시장을 중심으로 과잉선복량의 문제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벌크선은 현재의 선복량 대비 공급계획 물량의 비중이 가장 큰 선종인데, 중국의 자원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선복량 증가율을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해운시황의 악화와 큰 폭의 신조선 발주 감소가 예상된다.
탱커의 경우 유조선의 해운 시황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선체 구조 선박의 폐선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집중적으로 공급된 신조선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부담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석유제품이나 화학물질 등 Aframax급 이하 중소형 탱커들이 담당하는 해운시황은 아시아 개도국의 고속 성장 등으로 호전될 가능성도 있어 대형보다는 중소형 탱커시장의 회복이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컨테이너선의 경우는 이미 공급된 선박이 과잉상태이나 해운업계가 감속운항이라는 처방으로 이를 잘 해결하고 있는 추세이다. 2011년에도 세계 경제성장의 둔화로 물동량 증가가 급속하지 못한 상황에서 해운업계가 감속운항 정책을 전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선복량 과잉문제는 타 해운시장에 비하여 덜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동량 증가율이 선복량 증가율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어 해운 시황은 2010년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대형 컨테이너 해운업체들의 선박 초대형화 추세가 내년까지도 지속될 경우 신조 발주가 증가하고 한국 조선소들이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에 유가의 상승기조에 따라 FPSO 등 해양설비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해양설비 및 지원선박 등 특수선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조선 시장은 전체적으로 벌크선은 대폭 감소, 탱커는 소폭 감소가 예상되고 컨테이너선과 특수선박의 신조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세계 선박 수주량은 벌크선의 대폭 감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약 20% 감소한 2,600만 CGT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 여전히 수주침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수주액은 전년 대비 약 14% 감소한 61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컨테이너선의 호전으로 선박의 가격이 다소 상승하고 대형 해양설비의 비중도 2010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어 수주량보다는 수주액의 감소 폭이 더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건조는 선복량 과잉의 영향으로 선주들의 인도 연기 등 압력이 다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의 건조능력 증가 등으로 약 5% 증가하여 5,250만 CGT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조량에 비하여 수주량이 크게 부족하여 수주잔량은 2011년 말에 약 19% 감소한 1억 1,450만 CGT 수준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 세계 신조선 물량 감소 ‘영향권’
한국 조선산업도 세계 신조선 물량 감소의 영향을 받을 것이나 감소 폭은 세계 수주량의 감소 폭에 비해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신조선 발주 물량은 중국 벌크선 물량이 크게 감소하고 한국 조선산업이 절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산업의 2011년 수주량은 전년 대비 약 9% 감소한 1,070만 CGT 내외로 컨테이너선 수주 증가의 영향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은 크게 향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액은 약 5% 감소한 310억 달러 내외로 전망된다. 컨테이너선 선가의 인상과 해양설비 수주의 증가로 수주량 감소 폭에 비하여 수주액 감소 폭은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박 건조량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수주잔량의 일부 생산 차질이 있더라도 약 2% 증가한 1,630만 CGT로 예상되며 건조량에 비하여 수주량이 적어 수주잔량은 전년 말 대비 12.4% 감소한 3,940만 CGT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은 세계 조선산업과 국내 조선산업이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회복을 시작하는 시기라는 의미를 가졌다.
그러나 호황기 직후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시황이 급격히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침체의 원인은 금융위기 충격의 여파보다는 약 5년 이상 지속된 호황의 여파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금융위기의 충격은 해운산업의 수요를 감소 시키거나 둔화시킴으로써 나타난다.
반면 오랜 호황의 그림자는 앞으로도 2~3년 동안 많은 선박이 해운시장에 공급됨으로써 드러나기에 양쪽 모두에게 문제가 있으나 현재 조선산업이 직면한 문제는 수요보다는 공급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국의 막대한 투자로 인하여 늘어난 건조능력은 오랜 기간 동안 한중 양국 모두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2011년에 수주 실적의 침체가 개선되지 못한 채 양국 모두 한계에 부딪치는 조선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경우 Big3로 일컬어지는 초대형 조선소들은 조선산업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해양설비 수주,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등으로 재무상황이 다소 악화되었다 하더라도 큰 어려움 없이 고비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여타 대형 조선소들도 컨테이너선 시황의 호전으로 내년 고비를 넘기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소조선소의 경우는 다시금 어려운 한해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조선소들이 수주 침체로 인하여 도크의 일부를 중소형 선박으로 채우고 있어, 중소 조선소들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국내 대형 조선소와도 수주 경쟁을 하여야 한다. 이미 기존 계약의 선수금 일부를 호황기 시설투자에 전용 하였고 외환헤지 실패 등으로 악화된 재무상황을 영업실적으로 메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위기 이후 시중은행들도 중소 조선소들에 대한 지원과 영업에서 철수 하는 추세이고 2011년에도 상황은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개도국의 경제 활성화가 지속적으로 해운업 물동량을 증가시켜 선복량 과잉문제는 이전의 조선산업 침체기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약 3년의 고비를 넘긴 조선소들은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현재 중국보다 생산 기술에서 앞서 있는 국내 중소 조선소에 대해서는 선별적 지원과 공공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으며 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 금융권의 단합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