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선수 해외유출
[골프데일리 최아름기자] 일각에서는 춘추전국시대라고 평가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는 승자에게 쏟아진다. 올 시즌 국내 남녀 프로대회에서는 우승자만 20명이 나왔다. 누가 어느 대회에서 우승했는지 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연 이유가 무엇일까.
KPGA의 2011시즌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혼전이었다. 그 와중에 일본투어에 주력하느라 단 5개 대회에만 출전한 김경태가 상금왕을 차지했고, 홍순상이 대상, 김대현이 최저타상과 장타상, 존 허가 신인상을 수상했다. 장타상을 제외한 4개 부문 수상자가 모두 달랐던 것을 2005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는 KLPGA도 마찬가지다.
매 대회우승후보 전망이 빗나갈 만큼 혼전이 이어진 2011 시즌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박세리, 김미현, 최경주 등 아메리칸 드림 실현 후 수많은 골프선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해외 남녀 프로골프 무대에서 뛰는 코리안의 인원은 줄잡아 80명을 넘고 해마다 증가 추세다. 김경태, 배상문 등 최근 국내투어를 평정했던 선수들이 일본으로 빠져나가고, 지난 2010년 신인상, 대상, 최저타상을 받았던 김비오가 미국에 진출하면서 스타유출로 인해 투어의 흥행열기가 식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외파 최경주, 양용은, 김경태, 배상문 등이 출전한 신한동해오픈, 한국오픈 등에는 갤러리가 몰리지만 나머지 대회는 썰렁한 모습이 반복됐다.
이제 이러한 추세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선수들이 상향평준화됐다’는 분석과 ‘강자들이 해외투어로 빠져나가 절대강자가 사라졌다’는 분석으로 나뉘고 있다. 지금 국내골프투어는 스타의 부재가 아쉬운 상황이다.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해!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는 타이거 우즈, 농구를 대표했던 선수에는 마이클 조던이 있다. 이 선수들 모두 각 스포츠를 흥행시키는 데 절대적인 몫을 했다. 국내 골프무대에도 이런 선수가 필요하다. 스타플레이어는 골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고, 이 관심은 결국 얼마나 큰 상금을 지닌 대회가 열릴 수 있느냐로 연결된다. 업계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대회 스폰서는 더 큰 홍보효과를 낼 수 있게 되고 이는 곧 더 큰 규모의, 더 큰 금액을 지닌 대회가 열릴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된다. 당연하지만 상금이 큰 대회가 많이 열릴수록 골프업계는 발전한다. 그만큼 경쟁하는 선수들의 실력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남녀 투어가 겪는 상황은 과거 호주PGA가 겪었던 상황과 흡사하다. 그렉 노먼, 아담 스콧, 제프 오길비 등 유명 선수들을 배출해냈지만 정작 호주 내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는 없었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호주 내에서 골프에 대한 관심은 추락했고, 투어는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아직은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허나, 현재 상황이 장기적으로 볼 때 국내 남녀 투어에 더 좋은 상황인지, 아니면 호주 PGA의 전처를 밟을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건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의무는 필요해
물론 우수한 선수들의 해외 진출은 적극 장려할 일이지만 국내 투어의 탄탄한 기반이 없다면 그것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차포를 뗀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에 관심을 가질 기업이 과연 얼마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한다.
정상급 선수 몇 명만 해외로 나가도 휘청거렸던 야구나 축구 등의 사정을 감안하면 단일 종목으로는 엄청난 인력 유출이 아닐 수 없다. 국위선양에는 큰 공헌을 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국내 대회는 관중 흡인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 역시 사실이다. 팬들은 도토리 키 재기식 ‘춘추전국시대’보다는 ‘황제의 시대’에 더 열광한다. 팬일 열광하면 스폰서십이 따라붙고 미디어의 전파와 지면 할애도 늘어난다.
이제 남녀 프로골프협회는 스타 발굴을 위한 제도적 방안과 선수 위주의 경기진행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돌이켜 봐야 할 것이다. 대회를 개최하는 스폰서 역시 선수들이 코스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배려하려 했는지 반성의 시간 역시 가져볼 필요가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일부에서는 KPGA투어도 다소 위헌 소지 논란이 있긴 하지만 KLPGA투어처럼 신입회원들의 의무 활동 기간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KLPGA투어는 ‘신입정회원의 경우 입회 당연 연도 당해 월을 기산월로 24개월 동안 국내투어에서 활동해야하며, 위반 시 위반 당해 연도 기산으로 2년간 KLPGA 주관대회 출장금지 및 범칙금 1000만원이 부과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모든 부분이 선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결국 선수가 코스에서 좋은 기량을 펼쳐 갤러리를 불러들이고 중계를 시청하는 골퍼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순간 스폰서의 홍보 효과는 더욱 빛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스타가 탄생하고, 더불어 모든 분야가 활성화 될 수 있다는 것을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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