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역사 자동화산업전, 존재감 추락? - (上)
4개 통합전중 하나로 위상약화, 코엑스측 '하노버메세 벤치마킹'
자동화 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 녹색 기술의 새 지평을 개척한다는 포부로 야심차게 기획한 ‘오토메이션 월드 2010’ 전시회가 막상 두껑을 열어보니 일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오토메이션 월드 전시회는 4개 전시회를 대폭 통합한 형태의 전시회로 300여 업체가 참가, 900여 부스에 참가한 기업들이 자동화산업, 빌딩 자동화, 산업용 로봇, 용접 자동화 분야의 그린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국제자동화종합전은 공정제어, 생산자동화, 물류자동화, 자동인식, 산업용통신망, 친환경 에너지 절감기기 등 국내 자동화 산업의 빅4로 손꼽히는 ABB코리아, LG산전, 로크웰오토메이션코리아, 지멘스가 참가, 각 사의 제품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이들 주력업체 외의 참가업체들 가운데는 이번 자동화전시회에 참가할 지 향후 기계산업대전에 참가할 지 여부를 놓고 회사 자체 내에서도 논의를 하는가 하면 전시회의 성공여부를 둘러싸고 업체간 상반된 평가를 내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어 21년 전통의 공장자동화전 위상이 추락한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잦은 전시회 명칭 변경으로 홍보 역효과
이번 전시회는 당초 국제자동화종합전(aimex)의 연장선상에 있는 전시회로 공식명칭은 ‘오토메이션 월드(Automation World)이다.
그동안 ‘자동화산업전’은 1990년 KOFA를 시작으로 2006년 aimex(국제자동화 종합전)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올해 오토메이션 월드까지 21년 전통을 갖고 있으며 예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 전시회로 그 위상이 대단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들도 KOFA는 2002년 국내 최초 세계전시협회 인증을 받으며 국제적인 전시회로 도약하기 시작, 규모면에서도 지금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였다며 전시회 명칭이 자주 바뀌어 관련 종사자들에게 혼선을 준 결과를 낳으면서 오히려 홍보면에서는 역효과를 냈다는 게 참가업체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처럼 KOFA의 옷을 벗고 국제자동화종합전(aimex)이라는 이름과 이번 오토메이션 월드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 등 변화를 시도했지만 통합브랜드 전시회인 오토메이션 월드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전시회 주최 측은 이와 관련해 aimex와 오토메이션 월드의 차이점은 단순히 전시회명을 바뀐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코엑스 실무책임자는 “기존 KOFA로 널리 알려진 자동화전시회의 명칭이 변경된 사례는 ‘Aimex’ 때였고 이번 Automation World 2010 전시회는 명칭이 바뀐 것이 아닌 통합브랜드”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해마다 성장을 거듭한 aimex를 바탕으로 IBS, ROBOTIS, WELTEK Seoul까지 총 4개의 전문산업전이 오토메이션 월드라는 통합 전시회 형태로 바뀐 만큼 대한민국 대표전문산업전시회 탄생의 시발점으로 믿고 있으며 통합브랜드를 갖춘 첫 전시회 시도에 나름 ‘미완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참가업체들도 일부는 많은 상담결과를 도출해 냈으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또 다른 단면으로는 수백 개의 업체가 참가하는 대형전시회이기 때문에 전시회장도 광범위 해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요인이 되면서 전시장 참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 정보나 아이디어를 놓칠 수 있다는 데 있는 만큼 통합브랜드로 출발한 전시회의 성공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야 할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관련 업종 기업 참여도 ‘뚝’
전시회를 통해 제품을 홍보해야 하는 업체 측에서는 하나의 단일화된 창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시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만큼 이번 전시회에 거는 기대가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매년 참가하는 전시회 참가업체들의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선택의 갈림길에서 판단을 내리는 일도 골치 거리다.
관련 업체들은 차라리 공작기계전이나 한국산업기계대전 등과 통합한 공장자동화 전시전을 개최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며 시너지효과를 발휘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A기업은 “이번 전시회에 동종 업체 3~40여 기업이 참여한다고 했지만 직접 전시장에 참가한 업체는 10개 업체에 불과했다”고 말해 관련 업종 기업들의 참여도가 현저히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들에 따르면 전시회 효율성을 둘러싸고 기업들은 나름 대책을 강구하는 등 이번 전시회 참가를 놓고 갈등을 많이 했다는 의견들을 내비쳤다.
실제로 해외전시회의 경우 기계전과 자동화전을 따로 개최하고 있으며 도쿄전시회 역시 자동화전이라는 명칭으로 개최되고 있다고 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일본의 경우 전시회를 개최 시 TV광고는 물론 라디오 중간 중간에 전시회 개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국내는 도로상에 입간판이나 인터넷, 전문지를 통한 광고에 그쳐 사실상 별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전시회에 참가한 일부 업체들은 별반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코엑스 실무책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전시회 개최 전까지 오전과 오후, 저녁으로 나뉘어 라디오를 통해 방송됐다”며 “광고 방송을 모두 청취한다는 건 사실상 어렵고 업체들 중 이 방송을 접했다는 종사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평일 날에 전시회 계획일정을 잡는 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일부 업체들은 거론했다.
도쿄전시회의 경우 금요일부터 시작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월요일 폐막하는 일정으로 진행, 주말 관람객들의 수요를 예상한 전시 기획을 하고 있지만 국내전시는 평일에 개최된다는 취약점을 안고 가는 실정이어서 이 부분에 대한 관련업체들의 의견수렴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국내 실정을 감안할 경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코엑스 관계자는 “토요일을 전시회 일정에 포함시킨 이유는 지방의 관계자들을 배려한 측면이 많았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별 의미가 없다고 판단, 향후 전시회부터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정으로 변경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95% 이상의 회수율을 보인 251개 업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토요일을 배제하자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한데 따른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고 휴일을 포함시키자는 의견을 낸 업체는 단 2곳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전문 비즈니스 전시회를 표방하는 오토메이션 월드의 경우 전시흐름을 파악토록 하기 위해 토요일을 일정에 포함, 산업관련 대학생들과 종사자,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하기 위한 배려차원으로 계획됐던 것으로 실 구매가 이루어지는 전시회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분에 있어서 코엑스 측도 많은 고심을 하고 있는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자동화전시회에 5회째 참가하고 있다는 한 업체는 전시회를 통해 바이어와 거래가 이루어지기는 희박하고 사전에 거래가 모두 이뤄진 상태에서 전시회 부스를 찾아오는 실정이라며 다만 "아직도 우리 업체가 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차원에서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밝혀 바이어와 전시업체간 활발한 상담 부재가 아쉬운 실정이다.<내일자에 (下)편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