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운 빌 게이츠, 그리고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할 만큼 청년시절부터 ‘기업가 정신’이 충만했다는 점이다.
최근 기업가 정신이 우리 경제의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경제 발전, 특히 창조경제에 있어 기업가 정신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빌 게이츠는 산업의 역동성을 높이는 방법을 묻는 박 대통령에게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젊은 인재에게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업가 정신은 ‘심리=기술’…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이유
그렇다면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일까?
지난 2009년 국내 대학 최초로 기업가 정신 양성 전문기관 ‘글로벌기업가센터’를 출범시킨 류창완 센터장(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의 말이다.
“기업가 정신을 흔히 ‘멘탈(mental)’, 즉 마음이나 자세 등으로 한정하기 쉬운데, 그것은 오해입니다. 심리적인 것은 기업가 정신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아요. 기업 운영이나 창업에 필요한 기술적인 면, 즉 관리나 테크닉적인 면이 포함돼야 비로소 기업가 정신이 완성됩니다. 기업가 정신 함양을 위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이며, 실증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도 다 이같은 이유때문입니다.”
류창완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장이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의 목적은 아이템 선정부터 회사 설립에 이르는 창업 전 과정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하며 ‘준비된 예비창업인’을 육성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기술사업화 경진대회를 열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현업 CEO 대상의 기업가캠프를 개최해 학생들에게 투자설명회(IR)를 열게하는 등 자금 유치와 기업홍보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창업보육센터를 흡수해 ‘교육에서 보육까지’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며 미래 CEO들의 요람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창업이 아닌 성공한 창업이 되는 것
지난해 12월 (주)유니언 아일랜드를 설립한 박종일씨도 글로벌기업가센터를 통해 창업에 성공한 학생창업자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휴학생인 박씨는 수업 중 얻은 아이디어를 통해 스포츠 시설 정보와 강습 매칭 등을 특화한 스포츠사이트 ‘스포츠 앤 세이’(www.sportsnsay.com)를 서비스하고 있다.
“제2의 페이스북 신화 창조 주역은 바로 저입니다!” 학생창업자인 박종일 (주)유니언 아일랜드 대표가 한양대 종합기술연구원 지하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포스코 기술벤처로부터 투자를 받아, 6월 중 업그레이드 버전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모바일 버전도 개발 중에 있다.
박씨는 “막상 창업을 해보니 가장 어려운 게 인력관리”라며 “그 점에서 센터에서 배운 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해 체계적인 창업교육의 중요성을 확인케했다.
이에 대해 류창완 센터장은 “최근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냉정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창업 자체가 아니라 성공하는 것”이라며 최근 우리 사회의 ‘묻지마 창업 열풍’ 분위기에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류 센터장은 “창업 준비자들은 아이디어나 기술이 있으면 창업을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지금은 정주영, 이병철 회장 등이 창업하던 시대와는 전혀 다르다. 제대로 창업하고 경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체계적인 교육을 강조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대학생·일반인 창업아카데미 운영기관으로 선정
글로벌기업가센터는 올해 더 활발한 활동이 예고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중소기업청 주관 ‘2013년 대학생 창업아카데미’와 ‘일반인 창업아카데미’ 운영기관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1년 과정으로 시작된 대학생 창업아카데미는 대학생 및 창업동아리를 대상으로 창업교욱과 체험기회를 지원한다.
무료창업교육, 전문가 멘토링, 엔젤투자자와 투자네트워킹, 성공CEO와 비즈니스 교류회 개최 등 기회제공은 물론 실질적인 창업 준비자금까지 지원한다.
일반인 창업아카데미는 오는 6월 신청자 접수를 받아 7월부터 학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대학생 창업아카데미가 시작된지 불과 두어달 밖에 안 됐지만, 벌써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수강생이자 (주)베이스볼 토탈 솔루션 대표이사인 김성태씨(한양대 영문학과 4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주)베이스볼 토탈 솔루션을 창업한 김성태씨는 “일반인들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야구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업 목표를 패기있게 말했다.
전 프로야구 스타 안경현씨 등과 인터넷 ‘다음카페’에서 ‘A3 베이스볼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김씨는 일반인들이 언제 어디서든 저렴하게 야구경기를 할 수 있도록 야구장 건립 등 사회인야구 활성화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다.
김씨는 “고교때까지 야구를 했다. 이 방면 창업을 고민하다가 단기간에 집중적인 교육을 받으며 창업을 결심했다. 현재 경기장 3개를 확보해 내년 오픈할 예정”이라며 창업 과정을 설명한 뒤 “정부나 지자체 등도 사회인야구 인프라 구축에 좀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적극적인 당부의 말도 전했다.
‘벤처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서는 명문대학일수록, 우수학생일수록 취업보다 창업을 선택한다고 한다. 그리고 기업은 창업에 실패한 인재들을 선호한다고 한다. 실패의 경험이 성공을 이끌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반대였다. 취업이 보장된 명문대, 인기학과일수록 창업을 꺼리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취업이 어려워진 요즘 들어 서서히 변화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기업가센터 김주원 창업보육전문매니저는 “창업은 언제나 위험을 담보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면 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하며 창업 전 꼭 관련 교육을 들을 것을 당부했다.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를 나오면서 대기업과 함께 우리 청년들의 벤처기업이 종횡무진하며 세계시장을 누비는 즐거운 상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