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올해 미국 관세의 영향을 받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한국 수출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의 ‘보호무역의 시대, 미국발 규제의 글로벌 확산’ 보고서는 지난해 통상 환경의 최대 과제가 관세였다면, 2026년에는 제3국의 보호주의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반덤핑·상계관세 등 무역 구제조치가 지난해에 이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관세 조치·수량제한(쿼터)와 같은 기타 무역조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화의 중심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화된 관세정책이 지목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주요 대상으로 하던 1기와 달리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최소 10% 이상의 관세를 부과했고, 기존 철강·알루미늄을 넘어 자동차·구리·목재 등 다수의 품목을 대상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중국의 무역전환 정황도 관측됐다. 2025년 11월까지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줄었으나, 아세안·인도·라틴아메리카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중국산 저가 물량 유입 우려가 커지자 주요국들이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이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분야는 철강 산업이다. EU는 기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올해 안에 쿼터 축소·관세 인상·조강기준 도입을 포함한 후속 조치를 추진 중이다. 캐나다·인도도 철강 수입 관리에 나섰고, 일본·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전통적 무역구제조치와 자국법에 기반한 광범위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국은 철강 외 분야 중국산 수입 급증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EU·인도는 수입 데이터를 통해 특정 품목 증가를 점검하는 감시 체계를 마련했다.
테무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중국산 저가 수입이 늘어나면서 미국, 멕시코, 영국, 일본 등 소액면세제도를 개편·폐지하는 국가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우회 수출’을 문제삼으며, 멕시코와 아세안은 관세협상 환경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다. 멕시코는 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1천436개 품목의 관세를 인상했고, 아세안 국가들도 원산지 검증 강화와 대대적인 통관 단속에 나섰다.
한국 수출의 위험 요인으로는 ▲주요국의 무역장벽 강화에 따른 제3국 시장 접근 제한 ▲과잉물량의 국내 유입 위험 ▲멕시코와 FTA 미체결에 따른 관세 부담 ▲대미 수출 기업의 검증 및 통관 부담 증가 등을 지목했다.
보고서는 ‘주요국은 미국의 무역조치 강화에 따른 무역전환 위험을 근거로 규제를 강화 중’이라며 ‘유사한 대응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이중·삼중 부담 발생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신규 FTA 협상을 지속해 체결국을 확대하는 한편, 기존 체결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규제 국면에서의 우호적 지위 확보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