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좋은 발명품이요? 나의 이익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한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 아닐까요“
아직은 앳된 목소리, 하지만 의젓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발명가 권서원 군은 고등학교 1학년이다.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고, 분식집 떡볶이를 좋아할 나이 17세의 권서원 군은 컴퓨터 게임의 원리를 찾아보고, 분식집 떡볶이를 먹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용하는 사람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매사 따뜻하고 깊은 관심으로 관찰하다 보니 하나 둘 새로운 발명품들이 만들어졌다.
그 중 이번 12일부터 15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창조경제박람회 아이디어관에 그 어떤 전시물보다 주목받는 발명품을 내걸었다. 바로 리모컨! 단지 TV채널을 돌리는 리모컨이 아닌 난청노인들을 위한 스피커가 구비된 리모컨이다.
난청노인을 위한 스피커리모컨
난청노인을 위한 스피커리모컨은 난청 환자들이 TV나 라디오 소리를 보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그 원리는 TV 리모컨에 스피커를 결합해 난청인 노인들이 리모컨을 통해 좀 더 큰 음향을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헤드셋을 탈착 가능하게 해 헤드셋을 통한 소리 청취도 가능하게 해준다.
애정이 만들어낸 발명
17세의 아이들의 손에 가장 오래 또 자주 들려있는 것은 리모컨이 아닌 스마트폰이다. 그런데 어떻게 권서원군은 스피커가 장착된 리모컨을 발명하게 됐을까?
권서원 군은 조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는 대가족이다. 그래서 어느 가정보다 자주 조부모님과 부모님, 그리고 형제들과 거실에 둘러앉아 TV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는 일이 잦다.
그런데 난청이 있으신 할머님이 TV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불편해 하시고, 또 할머님을 위해 음향을 높이면 온 가족이 곤란한 지경에 이른다. 이 모습에 미안해 하시는 할머님을 보고 마음이 짠했던 권서원 군.
"어르신들은 늘 TV를 보실 때 TV와 저만치 떨어져 앉으세요. 또 리모컨은 언제나 할머님 손에 있죠. 그래서 생각했어요. 할머니께서 늘 가지고 계시는 리모컨을 통해 TV를 좀 더 편안하고 즐겁게 보실 방법 말이에요"
난청인 할머님께서 TV를 보실 때 스피커를 가까이 소지할 수 있다면 음량은 조금 더 줄일 수 있고 온 가족이 보다 더 즐겁게 여가 시간을 함께 누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스피커가 장착된 리모컨을 발명해낸 것이다.
할머님, 가족에 대한 권서원 군의 깊은 애정과 관심이 권서원 군의 가족은 물론 난청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작지만 큰 기쁨과 희망을 주게 된 것이다.
난청인구에게 작은 희망을
60세 이상 인구 10명 중 3명, 75세 이상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난청에 걸릴 정도로 난청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난청질환을 가진 가족을 둔 가정은 TV를 볼 때마다 권서원군의 가정처럼 애로사항들을 겪곤 하는데, 비싼데다가 착용감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보청기만으로는 애로사항들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이처럼 소리를 조금 더 가까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스피커가 구비된 리모컨은 소리가 아닌 권서원 군의 사람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들려주는 듯 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발명에 관심이 많았다는 권서원군은 대학진학을 앞두고 공부에만 매진하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때론 초조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있어서 후회는 없다고 한다.
자신의 발명품으로 기뻐하셨던 할머니의 미소와 자신의 발명품으로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그저 기쁜 마음으로 조금 더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상상력이 문화와 만나 비즈니스가 되고 경제가 되는 창조경제
경쟁력으로 똘똘 뭉친 창조경제박람회 아이디어관에 가면 권서원 군의 가슴 따뜻한 발명품을 만나볼 수 있다.
권서원군은 말한다. 발명은 꼭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끊임없이 상상하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