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올해 독일 경제성장율 평균 1.7% 전망
2013년 독일 경제 성장률이 1% 내에 그친데 비해 올해는 평균 1.7%를 기록하며 독일 전반적인 산업 성장과 중국, 미국 등 해외수출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독일 주요 경제기관 및 연구소는 올해 독일 경제는 1.2~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기계, 자동차, 전기/전자, 금속 등의 산업분야에서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Deutsche Bank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시장의 큰 성장으로 인해 독일 주요 산업 평균 성장률은 4%에 달하고 유럽 국가들 특히 유로화 통화권 국가의 경제 회복세가 독일의 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올해 독일 자동차 산업은 미국 판매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서유럽 시장도 2009년 지속해오던 하락세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고 독일 내수시장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9년 이후 성장세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3%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기계 산업은 올해 다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해 4%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독일 기계 산업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 경제가 올해 8.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대중국 수출 증가가 예상되고, 미국 경기회복과 함께 미국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에 따른 독일 기계 수요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것이다.
2012~2013년 유럽 경제 위기로 마이너스 성장을 해오던 전기/전자 산업은 올해 6% 이상의 큰 성장세를 기대된다. 특히 산업 자동화를 주요 골자로 한 독일 정부의 ‘Industrie 4.0’ 정책에 따라 클라우딩,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광대역 통신망 분야 등이 해당산업의 큰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올해 금속 산업은 최대 고객 산업군인 자동차, 기계, 건설 산업의 활성화에 힘입어 2012년 3.8% 마이너스 성장, 2013년 0% 성장이라는 저조한 실적에서 벗어나 4%대의 플러스 성장이 기대된다.
올해 약 4% 성장 기대되는 독일 기계 산업
독일기계공업협회(이하 VDMA) 라인홀드 페스티지(Reinhold Festage) 회장은 지난해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2014년 세계 기계 산업 성장률은 2012년 대비 약 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올해 중국 기계 산업 성장률은 7%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최근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유럽 국가 역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국가별 기계 산업 성장률은 독일 3%, 미국 2%, 이탈리아 3%, 일본 6%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VDMA는 올해 남미와 아프리카 시장의 성장도 기대할 만하며 아프리카의 경우 향후 몇 년간 두 자리 수대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VDMA에 따르면 올해 독일 기계 산업은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08~2013년 불경기의 영향으로 유럽 기업들이 기계설비에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으나 올해 재투자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 위기가 독일보다 심각했던 남유럽 국가의 기계 산업 매출도 4%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중국 시장의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독일 기계 산업의 주요 공급국인 유로존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서 올해 독일 기계 산업은 사상 최대인 2,210억 유로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 산업에 종사한 직원 수도 지난해 98만8,000명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독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및 자원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성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첨단 기계장비 수요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기계 산업 성장에 있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독일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의 기계 산업은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다.
VDMA 라인홀드 페스티지 회장은 “2013년 독일 기계 산업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지 못했지만 이러한 현상은 독일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기계 산업 매출규모가 전년 대비 5% 성장했으나 지난 몇년간 연매출 평균 성장률이 20%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기계 산업 상위 5위 국가 중 중국과 지난해 매출 1% 성장을 기록한 미국을 제외하고는 일본 -2%, 이탈리아 -4% 성장을 기록했다.
독일 역시 -1% 성장을 기록해 전년 대비 생산가치 규모가 1,950억 유로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기계 및 설비 산업분야 제품 구매 취소가 늘어났으며 중소기업과 Thyssen-Krupp, GEA, DMG Mori와 같이 독일 주식 상장사에 대한 구매 취소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쟁력 강화 위해 ‘현지화’ 필요
VDMA 라인홀드 페스티지 회장은 “독일 기계 산업 기업들이 중국과 같은 신흥 공업국의 기업과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계 및 설비 산업의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진출하는 기업의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며 독일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독일 정부의 지원 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독일은 2022년까지 원자력 발전소 전면 폐쇄를 목표로 두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 전기료가 상승했다. VDMA 조사에 따르면 높아진 전기료로 인해 독일 기계 및 설비 제조기업의 약 37%가 제품 생산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독일 기업들은 향후 새로운 기계 및 설비 수요가 높은 국가로의 현지화 전략을 통해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독일 기계 산업 세계 1위 유지 비결
현재 독일 기계 산업은 세계 무역량의 17%를 차지하며 수출 부문에서 현재까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로 수출하는 기계, 설비, 관련 부품 6개 중 1개는 독일 제품이고 기계 및 설비 31가지 카테고리 중 독일산이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분야는 무려 16개에 이른다.
특히 독일 기계 산업이 경제위기 속에서도 성장 추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로는 히든챔피언으로 불리는 강소기업들과 전자, 로봇, 소프트웨어, 기자재 등과의 융합을 들 수 있다. 독일 정부는 Industry 4.0 전략을 수립하고 제조업에서 스마트한 생산시스템의 도입으로 제조업과 IT의 융합을 추진함으로써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검증된 엔지니어링 체계와 다양한 산업 기반들의 결합, 선진화된 기술을 보유한 서유럽과 빠르게 성장 중인 동유럽의 가교로서의 지리적 위치도 독일 기계 산업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기계 산업은 독일의 중소·중견기업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전체 약 87% 차지) 100만 명에 이르는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3년간 R&D 비용으로 연평균 700억 유로를 투자했으며 매년 수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독일 정부의 노력
독일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투자 안전성, 개방적이고 투명한 시장 환경, 안정적인 물류 인프라 확보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비교적 낮은 세율과 이중 과세가 없는 DTA(Double Taxation Agreements) 적용 등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세금제도를 운영하고, 투자자금 조달 시 VC(Venture Capital), 대출(Bridge Loans, Investment Loans), 정부 보조금, 인력 및 R&D 프로젝트 관련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369개의 기계 산업분야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영국, 러시아, 프랑스를 제치고 유럽 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와 함께 독일 정부는 2020 HIGH-TECH 전략, 혁신 클러스트 등과 같은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 해당산업과 연구기관간 시너지 효과 창출을 목표로 하는 HIGH-TECH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R&D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대출이자를 낮춰주고 기업과의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역별로 전문화된 기계산업 클러스터는 산학연 간의 용이한 접근성을 바탕으로 상호 긴밀한 네트워킹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혁신 클러스터 내의 연구소들은 유럽 응용과학 분야의 주축을 담당하며 2만 명의 연구원들이 80개 이상의 연구소에서 최신 기술을 연구 중이다. 그 중 17개의 연구소들은 기계장치 분야에 특화돼 있으며, 생산적인 공동작업을 수행함과 동시에 건강한 경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