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원주시 U-City 통합관제센터 구축, 세종시 U-City 사업 착수 등 … 여기저기서 U-City 바람이 불고 있다. U-City는 도시문화, 도시 정책, 도시문제, 환경, 부가가치 창출 등에 관련한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이다.
정부는 Visit U-City, U-City World Forum, U-City 표준화 포럼 등을 열어 한국형 정보통신 융합도시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지도 이미 앞서 간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이 흐름에 동참하고자 한다. 한국은 빠른 산업화 도시화를 이루었지만, 기초 설계에 미흡했기 때문에 많은 부작용을 겪고 있다. 한국의 건축물도 기초공사가 부실해 몇 년 만 지나면 무너뜨리고 새로 지어야하는 실정. 그러나 해외 선진국들의 건축물을 보면, 탄탄한 기초 설계로 시간이 지날수록 품격이 살아나 도시의 가치를 높인다. 그러므로 지금 시점에서 잠깐 멈춰서 해외의 스마트 도시를 둘러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U-City의 가장 중요한 모토 중 하나가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이지 않은가.
녹색 이파리 하나 없는 사막, 50도를 웃도는 뜨거운 열기, 태양빛, 세계 4위의 산유국…. 아랍에미리트연합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대한 설명이다. 친환경, 녹색정책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이는 아부다비가 새로운 이력을 준비하고 있다.
이 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6위. 모두 풍부한 석유 자원 덕분이다. 그런 아부다비에서 자그마치 180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초의 탄소제로도시를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2006년에 이미 개발이 시작된 이 혁신적인 도시 이름은 ‘마스다르’로 2016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 쓰레기, 자동차가 없는 도시건설 구축 등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내놓은 아부다비. 그러나 우리에겐 아직 생소한 이름이다. 그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
☀ 풍성한 문화‧예술의 도시
아부다비는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의 교차로에 위치해 있다. 이런 지리적 여건 때문인지, 이곳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오고가는 인구가 많다. 그래서 세계적인 프로젝트를 납품하는 데 최적의 위치이기도 하다.
아부다비에 삭막한 사막밖에 없다는 생각은 오해다. 이곳은 세계의 골퍼들이 모여드는 최상의 골프 코스를 갖추고 있다. 또 화려한 레저 시설을 자랑한다. 이처럼 여유와 멋이 풍겨나는 아부다비는 사막이라는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이 높기로 유명하다. 삶의 질에서 중동 2위를 차지한 바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의 일부도 이곳에 있다. 에미리트 문화 기관에서는 시민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를 제공한다. 가족, 대학생, 젊은 연인 등 각각의 필요에 맞춘 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늘 고민한다. 활발하게 열리는 연극, 심포니, 영화 축제, 실내‧외 콘서트, 미술 전시 등은 아부다비의 문화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 구겐하임 박물관도 이 도시에 분지를 짓고 있다. 뿐만 아니다. 뉴욕 대학과 파리 소르본, INSEAD 비즈니스 스쿨은 이 도시 안에 캠퍼스를 두고 있다.
☀ 세 가지가 없는 도시
아부다비 시민들이 이런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풍부한 석유자원 덕분이다. 그런 아부다비에서 화석연료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 탄소제로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오일 머니를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아부다비는 적은 인구수에도 불구하고 국민 1인당 생태 훼손도가 3위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산유국으로서 지구 환경오염에 일조한 것에 대한 뉘우침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또 한 켠 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공상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단순히 뉘우침으로 보기에는 아부다비의 야망이 크다. 공상에 불과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2008년 미국에 금융위기가 오자, 이에 영향을 받은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마비됐었다. 하지만 그때도 마스다르는 꿋꿋이 진행됐다. 마스다르는 탄소, 쓰레기, 자동차가 없는 3無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도래할 신재생에너지 시대에 주도권을 잡겠다는 당찬 포부를 보이고 있다.
탄소‧자동차 제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도시. 얼핏 생각했을 때 불가능한 것 같다. 마스다르는 어떻게 탄소제로의 도시를 실현할 계획일까. 마스다르는 우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건물을 설계해 56%의 탄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24%의 탄소를 줄일 계획이다. 또 쓰레기를 재활용하거나 에너지화해 13%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마스다르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운행을 전면 금지하고 전기자동차나 자전거 등을 사용토록 할 방침이다. 이렇게 하면 7%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 외부에서 이곳을 방문할 경우, 도시 주변에 마련된 돔 형태의 주차장에 주차한 뒤, 무인궤도 자동차인 PRT(Personal Rapid Transit)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PRT는 캡슐형태로 밀라노 교통시스템 ‘시스티메티카’가 디자인했다. 리튬 이온 전지가 설치된 PRT는 태양에너지로 작동되고 태양광 전기로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오염 걱정이 전혀 없다. PRT는 지하 전용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 자동차다. 즉, 운전하는 사람이 따로 필요 없다. 터치스크린이 운전대를 대신한다. 목적지를 입력하면 가장 빠른 경로를 알아서 파악한 뒤 10m 넓이의 지하 전용 도로를 평균 시속 40km의 속도로 주행한다. 전용 도로 바닥에 깔린 자석을 따라 주행하여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원리다. 근접센서가 작동해 알아서 다른 자동차와의 충돌을 피하기 때문에 기존 자동차보다 훨씬 안전하다. 처음에는 PRT가 도시 전체 교통수단이 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PRT가 지나다닐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6m 가량의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도시를 건설해야 했다. 그러자니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도시 중심부만 PRT를 운행하게 됐고, 그 외 교통수단은 전기버스가 될지, 태양전지 자동차가 될지, 수소연료전지자동차가 될지 미정이다. 하지만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교통수단을 확보할 것은 틀림없다. 마스다르 외부로 나가거나 먼 거리로 이동할 때는 경전철운송체계 LRT(Light Rail Transit)를 이용하면 된다. LRT는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비슷하다.
쓰레기 제로
마스다르의 또 다른 목표는 쓰레기가 없는 도시이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의 50%를 재활용할 방침이다.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를 비롯한 나머지 50%의 쓰레기는 퇴비로 만들어 사용하거나 에너지화 할 계획이다. 마스다르과학기술대학의 환경연구실에서는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원료로 전력을 만들어내는 미생물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이런 과정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쓰레기 수거 및 분류가 원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쓰레기 수거 및 분류 체계 등은 모두 자동화할 것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마스다르의 모든 쓰레기는 100% 재활용 및 에너지화 된다. 그야말로 쓰레기 없는 도시가 되는 셈이다.
☀ 에너지 재활용에 힘 쏟아
80% 물 재순환·바람으로 기온 낮춰
마스다르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기 이전에 기존 에너지의 절약과 재활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람 탑(wind tower)’. 바람 탑은 마스다르과학기술대학 옆에 위치해 있는 45m 높이의 건축물이다. 도시 위쪽의 찬 공기를 광장으로 내려 보내 산들바람을 일으킨다. 이 타워 덕분에 시민들은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이런 에어컨 역할을 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풍력 터빈. 풍력 터빈을 거쳐 긴 관을 통해 지하로 들어간 뜨거운 바람은 지하의 물로 인해 온도가 낮아진다. 온도가 낮아진 바람은 다시 관을 타고 올라와 시원한 바람을 내뿜는다. 이런 노력 덕분에 다른 도시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도시 이 곳 저 곳에 분수를 설치하고, 나무를 심어 도시의 열기를 식히려고 노력했다. 분수를 작동시키고 나무를 가꾸기 위해 사용하는 물은 빗물을 재활용한다. 마스다르는 사막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물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평균 물 사용량의 20%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시를 설계할 예정이다. 일단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바닷물을 담수화한 물을 식수와 용수로 사용한다. 또 한 번 사용한 물은 모두 도심 조경이나 곡물 재배에 재활용한다. 이런 방법으로 80%의 물을 재순환하는 것이 마스다르의 목표다. 변기와 샤워기,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도 고효율 제품을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얼마나 철저하게 에너지를 절약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기존 에너지와 앞으로 사용할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에서부터 그린혁명이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 에너지 아끼는 건축설계
이렇게 한 방울의 에너지도 낭비하지 않으려는 마스다르의 노력은 도시 건축에도 나타난다. 도시설계자들은 건물을 건축할 때 건물과 건물 사이에 최대한 그늘이 드리워지도록 의도했고, 건물을 10층 이내로 낮게 지었다. 이렇게 하면 낮에는 뜨거운 사막 바람이 도시를 통과하면서 차가워지고, 밤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 거리를 식혀준다고 한다. 또 전통적인 방법으로 도시 외곽의 성벽을 높게 쌓아 뜨거운 사막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건물의 유리도 자연 채광만 들여보내도록 특수설비 할 계획이다. 이런 노력으로 다른 도시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이 75%까지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 자연환경 이용한 에너지 개발
마스다르는 사막위에 세워지는 도시다. 사막은 기온이 50도까지 올라갈 정도로 뜨겁고, 바람이 많이 분다. 마스다르는 이런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선택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마스다르 프로젝트를 개발‧지휘하고 있는 칼레드 아와드는 “태양과 바람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발전 터빈을 적절하게 배치할 것”이라며 “향후 20년간 20억 달러 규모의 화석연료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 전력은 태양열과 태양광이 될 예정으로 먼저, 모든 건물에 태양열 발전 시스템을 도입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자연 채광이 전기로 변환된다. 이 외에도 발전된 태양열 발전시스템인 ‘빔 다운 솔라 타워’가 인상적이다. 기존의 태양열 발전시스템이 햇빛을 한 번 반사했다면, 빔 다운 솔라 타워는 두 번 반사한다. 타워 주변에는 33개의 반사경이 삼중으로 둘러싸고 있다. 이 반사경이 타워 상단의 대형 반사경으로 햇빛을 반사하면, 대형 반사경이 타워 아래 집광 플랫폼으로 다시 반사하는 원리다. 아주 좁은 지점에 모든 햇빛을 모으는 이 원리는 매우 큰 열 생성을 가능하게 한다. 최근 온도가 593℃까지 올라갔다고 하니 엄청난 기록이다. 이 외에도 사막에 부는 강한 바람을 전기로 전환하는 발전용 터빈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도시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력은 태양, 풍력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로 100% 공급한다.
☀ 도시를 넘어 친환경 기업으로
도시전체가 친환경기술 실험장
이처럼 막대한 물질과 인력을 투자하는 이유가 단지 그린도시를 만들기 위해서일까. 그렇지 않다. 마스다르는 그린도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린도시를 구현하면서 사업모델을 개발해 투자를 유치하고 인구를 유입시켜,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즉, 세계 최초의 탄소제로도시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려는 것. 어쩌면 포스트오일 시대를 이처럼 적극적이고 발 빠르게 대비하는 것은 산유국으로서 자원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기 때문에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마스다르는 머지않아 신재생에너지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지닌 살아있는 기업이 될 것이다. “우리는 에너지에 관한 한 축적된 정보가 가장 많다”라고 말한 마스다르 CEO 술탄 알 자베르의 말에서 깊은 속내가 들여다보이지 않는가.
세계 최초 탄소제로도시를 건설해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끌어내려는 마스다르의 노력은 도시에 쏟아 붓는 연구프로젝트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마스다르에서 운영되고 있는 마스다르과학기술대학은 MIT와 손을 잡고 이상적인 녹색도시 구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이 대학에는 첨단 연구시설이 갖춰져 있는데, 연구실마다 각기 다른 기술을 연구한다. 예를 들어 바이오에너지, 환경연구실은 미생물 연료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생물 연료전지가 개발되면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원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또 전기자동차 및 자동화시스템 지능형 기술 연구실에서는 운전자와 차량에 도로, 교통 상황을 실시간 알려주는 통합네트워크를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인공지능, 나노급 에너지 저장, 태양전지 등을 개발하는 연구실들이 있다. 각 연구실은 저마다의 기술을 연구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어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시험해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자유로운 도시기획‧기술개발과 정부 지원의 조화는 우리도 본받을 만한 점이다.